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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스탕달은 현악 4중주에 대해 네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비유했다. 1 바이올린은 언제나 화제를 제공하며 대화를 이끌어 가는 재치 있는 중년, 2 바이올린은 소극적이고 양보하는 친구, 비올라는 대화에 꽃을 피우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 주는 여성, 그리고 첼로는 학식이 많으며 대화를 조정해 주는 중후한 신사라며 음악의 조화를 말했다. 음악에 깊은 조예가 없는 나도 귀로 들려오는 좋은 음악에 마음을 열게 되고, 그 안에서 내면의 조화를 도모하기도 한다. 이런 삶의 구석구석에서 찾아드는 조화로움에 우리는 감동의 시간을 만난다.

 

대화가 없는 나라에서 이 비유로 얻는 불편한 진실들의 불협화음은 삶을 참으로 고단하게 한다. 역설이 난무하는 시대를 살아오면서 선의의 왜곡과 이념의 틀을 끊임없이 곧추 세우려는 세력이 있다. 그들의 흑역사는 권력의 사유화로 얻어 챙긴 부의 축적이다. 1세기를 넘어 끄트머리의 사실들이 겨우 새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삼권 분립의 민주 공화국은 안타깝게도 분립보다는 통합으로 점철되어온 시기가 압도적으로 길었다. 독재를 미화해온 한국적 민주주의, 권력의 부역을 포장한 세계화의 신자유주의 시대로 이어지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을 시청광장에 서게 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는 국가 에서 정의로운 국가를 주제로 삼았다. 유토피아 같은 국가를 구상한 이유는 당시의 아테네가 몰락과 타락의 과정으로 가고 있어 이를 극복해보려는 의지 때문이었다. 정치적 앎은 공동체 전체를 고려하는 앎으로서 이성적 판단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지금 동굴에 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 등장하는 동굴이 아니다.

 

앞만 보도록 하여 동굴의 벽면에 비추는 자신의 그림자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방이 열려 눈에 보이는 미디어들로 벽을 만든 동굴이다. 플라톤은 동굴 안의 가시적 현상의 세계에서 동굴 밖, 지성에 의해서 알 수 있는 실재의 세계를 향해 나서려는 험난한 노력을 요구한다. 정치적인 일들이 우리 모두에게 공정하게 전해지고 있는 지를, 스마트폰 시대의 스마트한 개인들의 손에 들린 놀라운 기계가 정보의 공유를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과연 그 기다림에 응답을 하고 있는지를 물어볼 일이다. 그리고 그 정보들이 이성적 판단에 근거한 것인지를 따져 볼 일이다.

 

플라톤은 정의로운 국가를 위한 이성적 판단이 요구되는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철인정치를 요구하지만 그 철인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교육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보고,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철인정치는 꿈꿀 수도 없도록 하는 불가능한 교육의 현장들이 우리의 현실을 말해 주고 있다. 신화는 우리에게 상징을 통해 생각하기를 요구한다. 시시포스의 바위를 다시 산 위로 올리려 하지 않는 것을 마치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살아온 인류의 나약함을 되물릴 수 없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나부터 시작해서 내 주변인들에게라도 함께 바위를 다시 산꼭대기로 올려보자고 해야 하지 않을까. 내 앞에서 여전히 굳건하고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세계의 야만스러움과 탐욕에 순응한다면 내가 마주 하는 이 세계가 더 가속화될 것이고 인류의 적은 바로 내가 되는 것이다. 정상에서 굴러 내려오는 이 거대한 바위를 피하기에 급급한 개인의 나약함이 원인이 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공감과 나눔, 함께하는 협력만이 이 지속적인 악의로 넘치는 현실을 선의로 바꾸어 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으로 이 시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뭐냐?'라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인간의 선의를 믿고 정치하는 날이 열리게 될 것을, 반어적 표현을 직설로 바꿀 수 있는 사회로 회복되기를 바란다. 이제 우리의 국가는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더 열렬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국가 안에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제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는지도 끊임없이 되물을 일이다.

 

5년짜리 대통령을 내세워 역사의 발전을 되돌이표처럼 반복하고 있는 삶이라는 절규하는 음악에, 나의 나약함을 던져 버리고 너와 나의 조화가 감동적인 삶을 연주해 낼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한 시간이다. 5년짜리 정부로 토막 난 대한민국은 그래도 5천 년을 지탱해 왔다. 그것이 선이다.

 

물론 역사인식조차 갖추지 못한 지도자가 아니었기에 일어난 대한민국의 현실, 이제 5년을 채울 수도 없는 너덜너덜해진 국정 운영을 위해 박근혜 씨는 대통령 직을 내려놓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만 한다. 그것이 그나마의 선의일 것이다. 그 선택조차도 스스로 결단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결국 탄핵으로 그 자리를 떠나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시민은 동굴에서 나와 광장에 서 있다. 그 민의를 거역할 역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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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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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전입니다. 초판이 발간되기가 무섭게 책을 구입해서 읽고 2015년 젊은 벗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죠. <호모 아카데미쿠스>의 에피소드로도 녹음을 해 팟캐스트로 방송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한번 밑줄 투성인 책을 갖고 홀로 무인 카페에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성호의 어쩌다 한국은대한민국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고 있는 광장을 예견하는데 무리가 없는 한국 사회의 지나온 시간이 만든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일련의 지난 과정에서 안하무인의 현 정권이 뻔뻔하게 버티고 있는 결과를 가져왔던 겁니다. 지금 다시 이 책을 톱아보면서 현실을 직시합니다. 다시 정신 무장을 위해 이 책을 펼칩니다.

 

 

 

 

 

 

다시 책을 펼치니 목차의 1강부터 8강까지 사회 각 분야마다 마지막 이야기 제목에 밑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1'노동-우리의 일자리는 어디로 사라지는가'에서는 기본소득이라는 대안의 구상을 말합니다. 저자는 좌파와 우파 상관없이 자본주의 체제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대안의 '기본소득'을 꺼내는 이유로 두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는 자본주의가 위태로운 상황으로 달려가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라는 거죠. 둘째는 이 상황을 완화하거나 붕괴를 늦출 수 있는 아이디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본소득에 관해서 저도 관심 있기에 책을 읽고 쓴 글을 참고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2강에서는 '역사-갈등의 뿌리, 반복되는 역사의 모순들'에서 정치를 말합니다. 우리 정치가 지금 제 구실을 못하고 있기에 '제대로 된 정치'의 절실함을 말합니다. 이 책이 201611월의 현재를 바라보는 시선에 근거를 설명하며 갑작스레 만난 상황이 아니었음을 이미 예견된 결과임을 알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은 책의 리뷰를 쓰는 목적보다는 이 책이 출간된 지 1년이 된 시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만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3강부터 8강까지 이어지는 이 책은 정치, 언론, 종교, 교육, 국방, 미래로 이어집니다. 그 미래,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겁니다. 사회 각 분야가 어떻게 국정농단을 마음 놓고 하면서도 존립할 수 있었는지를 아주 쉽게 풀어놓았습니다.

 

어쩌다 한국이 이모양이 되었는 지를 기억하고, 어떻게 해결해 나아갈지 결정하고 연대해야 할 시간이 바로 "지금"입니다. 저자는 미래 시민의 덕목으로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너럴리스트는 사회의 일반적인 내용을 다 아는 사람, 그러니까 아주 얇고 넓게 아는 사람을 뜻합니다.

 

 

 

 

절망이 이렇게 이어져 와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광장의 100만 시민이 있게 되었다면 이제는 희망을 만들 시간입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나의 정서가 어느 시대에 머물러 정체되어 있는지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무인 카페는 낮게 흐르는 음악과 기분 좋은 커피 향기만 있습니다. 이 시간을 나눌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도 대한민국의 희망에 힘을 보탭니다. 다시, 광장에서 만나요!

 

 

 

 

 

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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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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