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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02.01 정치가 뭐길래

 

 

 

 

내가 정치를 공부하는 일은 이 사회에서 행복한 시간으로 내 삶을 채우기 위한 거다. 그래서 가장 궁금한 것을 먼저 알아가며 이해하려 노력하는 거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학습된 내 머릿속에 있는 기존의 생각들을 좀 벗어나서 차근차근 진행해 보는 일은 꽤 재미있다. 그래서 개념부터 정리해 보고 키워드를 설정하고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내며 끊임없이 묻고 또 묻는 일이기도 했다.

 

정치(政治)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두 가지의 의미를 알 수 있다. 하나는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개인이나 집단이 이익과 권력을 얻거나 늘이기 위하여 사회적으로 교섭하고 전략적으로 활동하는 일로 풀어 놓았다. 정치는 이사회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인 거다.

 

사회 분야마다 전문가들이 있다. 그들의 책이나 관련된 자료들을 찾다 보면 떠오르는 물음들이 있다. 주변에서는 유독 정치와 관련된 책들도 말들도 조심스럽게 꺼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사상에 대해서까지 조심스러운 말에 끼어들어 가버린 것 같은데 이런 일들이 꽤 오랫동안 한국사회에 내재하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검열이 자연스러워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상에서 특히 정치는 이상하리만치 멀리 있다.

 

나의 시선을 끈 관심사는 선거 개표이다. 20121219일 대선이었다. 그때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선거 결과였다. 이 대선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은 그때까지만 해도 순전히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개인의 몰이해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87항쟁 이후 한국적 민주주의는 그 명을 다했다고 보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적어도 이명박 정권을 지나오면서 선거를 통해 그 정권이 연장되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5년을 겪고도 이런 대선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는 점에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물론 언론의 불공정함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된 것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은 것도 한몫했다. 옳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부귀는 뜬구름 같다는 공자의 말에 위안으로 삼을까.

 

그렇게 현 정부는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 탄핵의 헌재 판결을 앞두고 특검이 진행 중이다. 여전히 언론은 그 모양으로 있고 가짜 뉴스들은 그칠 줄 모른다. 삼권 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은 박근혜 정부에서 상징적인 단어 블랙리스트로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은 고사 직전에 놓여 있다. 적어도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될 수 없어야 하기에 현재의 정치를 주시한다. 정치가 작동되지 않는 사회, 민주주의는 비틀거리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니까.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에서 유일하게 평등한 11표로 다수의 유권자가 행사한 투표가 개표 과정에서 부정된다면 결과는 늘 같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겠다. 공정한 선거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선거 개표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어쨌든 유권자의 다수가 선출한 대통령이니 다수결의 오류라 해도 인정할 것은 인정할 수밖에 더 있나. 문제는 투명성이 없어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결과에 승복하기 어려운 일이 된다는 점이기도 하다.

 

개인의 일이야 나 홀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지만 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널린 의문들은 사회 안에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그 의문들을 무시하거나 왜곡해 버린다면 쌓인 물음표들은 결국, 이 사회를 둘러쌀 거대한 장벽이 되고 만다는 거다. 정치는 정치인만이 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 정치가 나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면 바로 내가 정치적이어야 한다는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정치적으로 산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서 공생하는 것을 말하지 않던가.

 

정부가 현 사회의 제 문제들을 다루는 능력의 한계가 클수록 정치는 현실을 외면하는 개인들을 확산하는 시작이 된다. 내가 아무리 기를 써도 현재의 삶에서 나아지기 어렵다는 생각이 짙어질 때가 있다. 하루의 노동이 내일의 하루를 따라갈 수 없다면 그다음 날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내일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과연 노동은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일까. 사람이 먹고사는 데 필요한 존재로 머물 뿐이라면 인류는 이렇게 긴 여정을 이어오지는 않았을 거다.

 

내가 선택한 삶의 첫울음은 아니었어도 내게 주어진 삶은 적어도 내가 운영할 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 삶을 누리는데 이 사회가 방해꾼이 된다면 그것을 물리쳐야 하는 것 아닐까. 생존은 그런 것이어야 한다.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하므로 먹어야 하는 것처럼 사람으로 좋은 삶을 누릴 이유는 충분하다. 정치적 존재가 된다는 것은 내 삶을 내가 제대로 살아내기 위한 정치인 거다. 끊임없이 나를 낯설게 만나기 위함이다. 너무도 익숙해진 시간에 정치로 딴죽을 거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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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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