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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행동파 우리 씨와 엉성이

 

아침 기운이 이미 가을이네요. 엉성이는 꽤 오랜 세월을 단순하게 기억합니다. 겨울은 12월 1일부터, 봄은 3월 1일, 6월 1일이 되면 여름으로 열리고 가을은 9월 1일부터 시작한다고요.


새로운 계절이 열리는 날이 되면 늘 하던 행동이 있었나 봅니다. 지금은 계절 구분이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만두었던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아마 두 해정도는 지났지 싶어요.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하고 콘텐츠로 나누는 일도 숫자로 정리하기 만만하지 않은 것을 보니 그럭저럭 행동으로 이어가는 것이기는 합니다. 모성애 코르셋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엉성이는 새삼 깨닫네요.

 

엉성이는 대상을 이해한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저 느껴준다고 말하고는 한다. 엉성이는 입으로 말하기를 일상에서 잘 못하는 게 뚜렷하게 있다. 여러 분야에서 엉성이는 탈코르셋이 무의미하다.

 

 아니, 우리 씨에게는 하잖아요?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정말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한다는 말이에요?
 네.



엉성이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엄마인 엉성이가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엉성이도 깜짝 놀랐다는 거죠.


말이 필요 없는 눈빛으로 대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인지 모릅니다. 어떤 의미에서 엉성이는 대단한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겠죠.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만 실현 가능한 것이었구나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사용한 처치법 정도일지도 모르겠다고 엉성이는 생각하네요. 그러면서 눈빛으로 건네는 우리 씨 시선에 응답합니다.

 

 

그래그래, 우리 씨. 말을 안 하고도 대상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특히 사랑하는 마음에 있어서는 무리였나 봐. 우리 씨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사람에게는 힘든 일일지도 모르겠어.


냥냥이 우리 씨와 엉성이는 그래서 서로 불편하지 않은가 봅니다. 셋째 애인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너무 늦지 않게 우리 씨와 같이 지내게 되어 고맙습니다.

 

이제는 말하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가수 팀의 '사랑합니다'만 노래방에서 불러대면 누가 알겠어요..후훗.

 

엉성이 셋째 애인,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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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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