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영화 콜레트2018년 개봉한 영국, 미국의 전기 영화로 한국에서는 20193월 개봉작이다. 워시 웨스트모얼랜드 감독이 프랑스의 소설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시대 배경에서 오는 큰 차이를 빼면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콜레트이기를 원하는 사람 이야기로 다가온다. 어떤 형태이건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고 여전히 용기라는 말로 옷을 입힌다.

 

남편 뒤에 숨지 않아도 되는 시대라 해도 남편이라는 존재가 필요한 시대로 생각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일로 여기는 사회이니까. 인플루언서가 되는 일이 사회적으로 성공이라는 의미로 포장되어 개인에게 다가오는 자존감과 충돌하기도 한다.

 

개인보다는 집단이 우선이던 시대는 과거 세기로 밀려나갔지만 여전히 과거는 지독한 끈으로 이어져 온다. 한 개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평생이라면 결국, 죽음이 임박할 때 마주할 순간에야 오롯이 일 수 있다.

 

 

 

영화에서 콜레트는 자신이 꿈꾸던 결혼 생활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역할을 연기한다는 기분이 든 적은 없나요?”
무슨 소리냐?”
아내나 엄마의 역할을 잠시 맡고 있는 것 같은...”
아내로서는 그럴 때가 있지만 엄마로서는 없어.”

 

결혼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에서 결혼의 의미는 어떻게 개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해 왔는지. 내 어머니도 모두가 따른 그 길을 걸으며 전해준 여성의 역할. 과연 내 의지로 결혼을 선택하긴 했던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은 행복하다. 그리고 그 사랑의 힘으로 모여진 작은 공동체는 세계의 야만과 탐욕에서 비껴 나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위대한 진리의 시작이 나에게서 시작될 수 있다는 진실을 외면하고 있기에 끊임없는 불안과 자기기만, 불신의 늪에서 분노와 절망으로 허덕거리는 것은 아닐지.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자기'임을 인식할 수만 있다면 내 곁의 그대를 충분히 사랑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그 한 걸음을 떼는 것이 아니겠나. ''를 드러내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기를...

 

러시아의 문호 체르니셰프스끼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결혼을 이렇게 말한다.

 

굳이 말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그것은 위대한 비밀이며 다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라고. 그리고 거기에는 어떤 기술도 필요 없으며 오로지 순수한 마음과 정신,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자유에 대한 의식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그 이상의 비밀은 없다."

 

콜레트가 선택한 것은 현대에서는 너무도 잘 알려진 말이지만, 에리히 프롬의 저서『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찾아볼  있다. 자유로울  없는 시대에서 자유롭기 위해 견디기 힘든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받아들인 것일 뿐이라고.  

 

 

 


 

Posted by 보랏빛꿈
|


[그 많은 페미니즘 이야기] 방송 듣기

 

 5월 12일 부고를 들었습니다. 그분과 첫 만남은 인터넷을 통해서 <이승로그>라는 팀 블로그에 합류하면서였지요. 그 후 제 공간으로 초대해 좋은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그 날 이후 낮은 언덕을 뒤로 한 것처럼 무척 든든했습니다. 갑작스런 비보가 들려오고 그분의 암투병기를 읽으며 한 구탱이가 스러져내리는 감정에 스스로를 추스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분의 부고는 제가 그동안 버틴 최근의 피로와 위경련으로만 알고 있던 고통을 감당하지 않도록, 제 정신력을 발휘할 수 없게 한 슬픈 소식이었습니다.


 왕좌의 게임이었죠. 그분의 방송을 들으며 몇 해 전 겨울, 며칠을 정 주행하던 시간이 스르륵 밀려옵니다.

응급실에 누워 간헐적으로 달려드는 죽음같은 어두움을 헤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힘. 낫 투데이!! 지금은 아니다. 그분의 발인 참가를 하루 앞 둔 일요일 새벽이었죠.


이제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세상을 향해 소리를 냅니다. 내 눈에 다른 글쟁이들과 달라보이던 특별한 그분, 그대가 추구하던 아름다운 가치를 기억하고 지켜가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 물뚝심송 박성호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5월 4일 방송 이후 5월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달라 보이는 세상이야기, 그 많은 페미니즘 이야기를 풀어볼까요.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최근 작품으로 『엄마는 페미니스트』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열다섯 가지 방법-입니다.


굳이 엄마에 국한된 이야기라기보다는 모든 어른들이 읽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내 엄마에게서는 들어보지 못한 말. 모든 어머니의 자식들이 듣게 될 이야기였으면 합니다.

 

첫 번째 제안 - 충만한 사람이 될 것.

두 번째 제안 - 같이할 것.

세 번째 제안 - ‘성 역할’은 완벽한 헛소리라고 가르칠 것.

네 번째 제안 - ‘유사 페미니즘’의 위험성에 주의할 것.

다섯 번째 제안 - 독서를 가르칠 것.

여섯 번째 - 흔히 쓰이는 표현에 의구심을 갖도록 가르칠 것.

일곱 번째 제안 - 결혼을 업적처럼 이야기하지 말 것.

여덟 번째 제안 - 호감형 되기를 거부하도록 가르칠 것.

아홉 번째 제안 - 민족적 정체성을 가르칠 것.

열한 번째 제안 - 우리 문화가 사회규범에 ‘근거’를 들 때 선택적으로 생물학을 사용하는 것에

                      의구심을 가르칠 것.

열두 번째 - 일찍부터 성교육을 할 것.

열세 번째 - 사랑이 반드시 찾아올 테니 응원해 줄 것.

열네 번째 제안 - 억압에 대해 가르칠 때 억압당하는 사람을 성자로 만들지 않도록 조심할 것.

열다섯 번째 제안 - 차이에 대해 가르칠 것.

Posted by 보랏빛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