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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상산고는 왜? 

 

오늘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선택한 학교들의 명단이 보도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는 유일무이하게도 전주 상산고가 철회의 소식을 주지 않은 채 학교 교감선생님의 바람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부터 소설을 써 보려고 한다. 열여덟들이 벌인 숨막히는 서스펜스!!

  

   

▲ 1월 1일 밤, 익명의 학생이 대자보를 붙였다. “안녕들하십니까?”의 형식을 빌려 만든 이 대자보는 1월 1일 밤에 급식실 앞 게시판, 매점 앞, 학교 중앙 현관에 총 3부가 붙었다. A4용지 4개를 붙여 프린트한 대자보 전문 중 일부 내용이다.

 슬퍼2실종 중!!

 

 

   
 

먼저 첫 번째로 붙여진 대자보 옆으로 3일 저녁 9시께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자보를 상산고 2학년 학생이 역시 본관 입구에 게시했지만, 4일 오전 8시께 학교에 의해 철거됐다.  

  

슬퍼2이 역시 실종 중!!

 

 

소설쓰기.

첫 번째 '안녕들하십니까'를 어둠을 이용해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철저히 익명으로 붙여야만 할 한 소년이 보인다. 그 소년은 치밀하게 낮에 A4 네 장의 글을 붙일 적절한 장소를 물색했다. 또한 CCTV의 위치도 꼼꼼하게 위치 파악을 했을 것이다. 주머니에는 스카치테이프를 단단히 챙겼을 것이고, 기숙사를 나오는데 최대한 자연스레 나오기 위해 들고 나올 종이들을 재주껏 위장해야 했다.

자, 이쯤이면 그 당시의 상황에 뛰어들어가 봄직하다. 심장은 팔딱거릴 것이고, 생전 해 보지 않았을 일을(소년에겐 거사가 아니었을가 싶은데) 하는 거다.

만약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적잖이 있을 것이고, 떠오르는 얼굴들도 있었을 거다. 부모님, 주변인들, 영화 속의 한 장면들이 스치고 지나갔을 수도 있겠지. 깊은 밤에 교내를 돌아다니며 다른 친구들의 눈을 피해 움직이며 그 소년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쩌다가 이놈의 나라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에 무슨 레지스탕스처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 우리는 알고는 있다. 그 소년도 알고 있기에 그렇게 하는 자신을 격려하고 지금까지도 학교의 철회 발표를 기다리며 그 다음의 상황을 애써 상상하지 않으려고 할 지도 모른다. 똥고집을 피우는 상산고 측의 선생들이 애들을 아주 초죽음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할까.

학교 측이 대자보를 뗀 황당 이유는 "편지글이어서 교장에게 전달하려고…" 라는 말. 말한 것은 있으니까 일요일 오전 10시에 상산회관에서는 약 30명의 개인들이 참가했고 교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나온 교감선생님 한 분과(그 유명한 역설의 달인) 또 한 분의 교감 선생님과 토론을 벌였다고 전해진다. 기자가 찾아와서 도중에 한 분 교감선생은 나갔다나. 뭐, 별 성과없는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고 양측 모두 제 소리들만 내다가 약속있으신 교감선생님 덕분에 한시간여에 끝이 났다고 하더라. 
 

   

▲상산고 재학생들이 돌린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반대 서명용지'. 모두 280여 명의 학생들이 서명했다. 이 서명에는 역사 교육을 받게 될 신입생들도 참여했다.

  

슬퍼2이 역시 실종되면 안 돼!!

 

 2014.01.04. 제목: 상산고 학생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최대한 퍼트려 주세요

 

짧게 쓰겠습니다.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과반수는 여유있게 넘길 것 같습니다.
채택 교과서를 수정할 수 있는 기간은 1월 6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에선 책임 회피를 하며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이사회가 소집되어 이 문제에 대해 의논해 보겠다고 했는데, 
결국 소집되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라서, 학생회 간부들은
이 일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저와 생각이 같은 친구들 몇 명이 모여서 진행중이고요.
현재 졸업생들과 언론, 시민 단체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
이하 생략

  

위의 글은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상산고 학생의 호소였다. 

   
 

 

상산 홈페이지에는 "상산에 가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사진이 게시되어 있다. 어느 곳이나 학교의 교육 목표는 그럴 듯하다. 멀쩡한 애들 데려다  졸지에 "친일파..."로 싸잡아 몰아 가는 사회이다. 지학사 역사교과서의 보충을 위해 나라를 말아먹는 데 앞장 선 이들을 칭송하는 교학사, 2종을 선택했다는 게 더 괘씸하다. 피할 구멍을 만들어 놓고 실시하지도 않는 토론 교육을 떠벌이는 학교측의 말에서 우리 교육의 환경을 제대로 보는 것같아 실소를 하고 말았다.

 

왜, 학생이 부끄러워해야 하지? 기가막힌 교육현실이다.

 

 

                                 

학교 안에서 밖에서 동문들도 학교측의 잘못된 선택을 지적하고 바로 잡아줄 것을 알리고 있었다.

전북지역 30여 개 시민사회·교육단체로 이뤄진 ‘전북교육혁신네트워크'는 6일 오후 상산고 앞에서 교학사 교과서 철회 촉구 기자 회견과 학교 항의방문 등에 나설 예정이란다. 전북교육청도 최근 상산고 홈페이지 게시판 글 무단삭제와 재학생들의 대자보 철거 건과 관련해 전북학생인권조례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는지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방침이기도 하다고 전해진다.  

 

아래 글은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글이다. 

   

 

상산고, 역설의 달인 교감과 바쁘신 교장선생님,

자, 이제 어떻게 하시렵니까?

상산고 정문 앞에서 일요일 번개모임으로 동문들이 급하게 모여 이틀 전부터 1인 시위 자들과 함께 했다. 아이들은 1인 시위자들의 주머니에 따듯한 음료수를 찔러 넣어주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총총히 학교로 들어가기도 했다. 부디 아이들의 애를 그만 태우고 학교 측의 올바른 결정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평소에는 공부들 좀 하라고 어지간히들 볶아대면서 이런 상황에서 애들이 참, 공부할 수는 있겠나.

역설 좋아하시는 교감선생, 혹시 방학도 실종 중인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스릴 넘치는 방학을 즐기라는 것인가? 아이들이 선택한 자신의 학교에 자긍심을 찾아줄 상산고의 교학사 교과서 철회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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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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