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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리 씨 고마워요.7. 우리 씨 고마워요.

07화. 우리씨 고마워요.

여기는 바람 소리가 가득한 토요일입니다. 바다가 가까이 있는 곳이라서 가끔 바람 소리가 바깥을 실감 나게 해요. 엉성이와 우리 씨는 바람 소리와 한산한 거리를 바라보며 그루밍 하지요. 긴 털을 가진 우리 씨는 제 손이 닿지 않는  엉성이 몫으로 남겨 두죠. 빗질을 자주 하길 원하는 것 같아요. 엄청 행복해 보이거든요.


고양이 건강 챙기기는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더군요. 냥이와 같이 살아가는 일은 아기를 낳으려는 마음과 같은 무게감을 가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결코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거죠.
그동안 우리 씨를 챙기던 물품 중 일부를 모아봤어요.

 


서울 집에서 셋째 애인이 담당하던 것이라는데 엉성이는 영 다루기가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우리 씨 입 안 건강은 이렇게 바꾸었어요.
짠*~ 

설명서에 따르면 물 265/ 티스푼 1이랍니다.



이렇게 칫솔 대신 물에 타서 도와주는 방법을 어제 시도했는데.. 꼬박 하루 동안 물을 먹지 않더라고요. 물 맛이 달라져서 거부하는 냥이가 많다고 하길래 요. 기다리는 일은 역시나 힘들죠. 괜한 걱정도 하고요. 하지만 엉성이는 우리 씨가 필요하면 마실 것이라 생각했죠.


배고프지 않은 아이에게 억지로 때가 되었다고 들이대던 엄마 경험, 기억할 겁니다. 배고프면 다들 알아서 찾아 먹잖아요^^ 다행스럽게 하루에 끝내준 우리 씨가 고맙네요.

 


우리 씨도 역시나*~

하루 지나니 버티던 우리 씨가 목을 축이시네요.


아참, 물과 식사를 분리해서 두는 게 좋다는 캣 시터 말을 따라 물그릇은 두 군데 놓아두었어요. 우리 씨 식사 그릇을 교환하게 된 것도 배웠고요. 그저 거실 바닥에 놓아 밀착되는 그릇이었거든요.


사람으로 생각하자는 말인데 방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먹는 식사는 힘들잖아요. 냥냥이도 마찬가지로 적당한 높이의 그릇이 좋대요. 전에 쓰던 그릇은 높이가 비슷한 빈 화분에 걸쳐두고 간식을 건넬 때 사용합니다.


전에 두던 습관 때문인지 우리 씨는 물그릇과 밥그릇을 나란히 두는 게 좋은 가 봅니다. 밥그릇 하나는 또 다른 물그릇과 나란히 두었어요. 간식 담는 그릇은 다른 장소에 두었고요.


우리 씨랑 같이 살기는 엉성이가 누리는 게으름을 조금 벗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청소도 더 자주 해야 하고 특히 떨어뜨려 깨질 위험이 있는 물건을 잘 치우거나 우리 씨 관심 밖 공간으로 두어야 하죠. 이미 일 저지르기를 한 우리 씨를 탓할 수도 없잖아요.


식탁 위에 둔 머그컵에는 왜 그리도 관심을 주시는지 몇 번을 밀쳐버려 깨 먹었거든요. 저건 안심이다 싶은 것도 어느 날 밤을 지나면 바닥에 굴러 떨어져 나뒹굴거든요. 아, 엉성이가 아끼던 오르골 상자를 박살 내더니 제법 멋스럽게 장식한 전등을 무참히 일그러지게 만들었죠.


최근에는 요렇게... 까지 우리 씨 호기심은 흔적을 남겨요.

 

어떻게 된 일인지 이모양으로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는 겁니다.


오늘도 우리 씨는 끄떡없네요. 비린내가 진동하는 증기로 찐 고등어를 맛있게 먹고는 바람 소리와 따뜻하게 비추는 볕을 쬐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어요. 우리 씨도 엉성이도 나른해지는 순간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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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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