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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20.06.24 '지금 이 순간'
  2. 2020.06.24 떡볶이와 우리 씨
  3. 2020.06.24 냥냥이도 필요해요
  4. 2020.06.24 냥냥이가 저항하다

11. 우리 씨와 엉성이는 닮은꼴

 

<누가 날 죽였지?>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죽음』이 시작하는 첫 장입니다. 영매를 통해 주고받는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는 작가에게는 너무 자연스레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주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들이 계속 이어져 왔죠.

 

이번 작품 역시 지난 작품들이 이어지는 것이 약간 지루해지려고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작품은 또 어떻게 죽음을 다루었을까. 역시나.


외래적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노력은 쉽지 않습니다. 동전의 양면에 만족하지 않고 동전을 구球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은 내부와 외부의 조화에서 가능하기 때문이겠죠.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이 추구하는 시선은 정신과 육체를 떼어내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로 상상력을 부추기죠. 두 권을 다 읽은 뒤에 어긋난 엉성이의 추리 한계를 확인합니다. 무리야.


가끔 홀로그램으로 '나'를 3차원 입체상으로 바라보고 싶은 욕망일 겁니다. 안과 밖을 동시에 느껴보려는 노력은 엉성이가 알고 있는 자신과 그들이 알고 있는 엉성이. 그 교차성을 가능하면 많이 찾아보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요.

 

어느 정도 안과 밖을 넘나들 수 있다면 삶이 파열음을 내지는 않을 것 같아요. 우리 씨를 바라보는 시선도 엉성이 중심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알아야 할 것들』난리 히데코


난리 히데코는 냥냥이를 돌보는 캣 시터로 관찰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이야기는 냥냥이는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거죠. '지금은 바쁘니까 다음에'는 통하지 않는답니다. 어쩌면 이리도 절묘한지요.

 

엉성이는 전생에 냥냥이 지도 모르겠어요. 히데코가 말해주는 고양이 일생을 알고 보니 닮은꼴이더라고요. 두 번째는 '고양이에게는 겉치레가 없다'인데 엉성이가 엉성하게 살다 보니 그런 편이거든요.


아마도 원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편이니까요. 엉성이는 우리 씨와 같이 살며 되감기를 합니다. 모르기에 무서워하는 것은 죽음만이 아니라는 것을요.

 

삶에서 마주하는 모르는 대상과 셀 수 없이 많은 일에서 알고 나면 사라질 감정들이요. 우리 씨와 동반자가 되기로 한 결정은 탁월한 선택이라고요. 우리 씨에게서 엉성이 삶을 확인하는 과정이 열리네요.


엉성이는 지금을 잘 살아내고 그 지금이 자연스레 흐르다 죽음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엉성이 선택으로 가능하지 않지만, 혹시 엉성이가 선택한 죽음은 가능하지 않나? 뭐, 이런 생각으로 이십 대부터 지나오기도 했죠.

 

이제 이기적인 이유만으로 무엇인가를 결정할 선택은 옳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였답니다. 그런 결정을 하자 현재가 곧 선물이라는 말이 힘을 더 얻더군요.   

 

우리 씨는 맛있는 아침 식사를 하고 볕이 잘 드는 유리벽 앞에서 그루밍을 하고 눈을 붙이려 하네요.


우리 씨는 난리 히데코 말처럼 냉정합니다. 엉성이는 우리 씨가 보여주는 그런 점이 좋아요. 엉성이는 냉정하다는 말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서 늘 그런 대상을 가까이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물론 겉으로만 냉정해 보이는 뭐, 그런 거죠. 좀 냉정해 보인다... 는 말은 결코 나쁜 의미가 아니거든요. 사실은 냉정함 안에 깃든 따듯함이 기대된다는 것인데 다들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아요.  


식사량을 저울로 달아서 하는 꼼꼼함은 엉성이 삶에서 가능하지 않답니다. 눈대중인 거죠. 그런 습관은 거의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고요. 우리 씨 아침 식사량을 대충 건네면 어김없이 어디선가 핀잔을 주는 목소리가 들려요.

 

그것 봐. 또 남기잖아, 에구. 네. 오늘 아침도 우리 씨 식사량은 우리 씨 마음대로 이니까요. 엉성이는 내일 아침에는 좀 덜 주는 것으로 하지 뭐. 싱긋 웃으며 스스로를 격려해 줍니다.

 

우리 씨, 말로 해주면 얼마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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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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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우리 씨가 좋아하는 식사

 

떡볶이는 역시 국물 맛이 좌우해요. 엉성이네는 떡볶이를 좋아해요. 어묵이거나 떡이거나 야채이거나 각자 좋아하는 게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름 붙은 떡볶이는 나름 자랑할 만해요.


떡볶이는 재료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 가능한 음식이니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사용할 수 있죠. 엉성이가 떡볶이를 만들면 자주 듣던 말입니다. 하던 일 망하면 떡볶이 전문점을 만들어 보라고요. 다행히 엉성이가 아직까지 견뎌 내네요.

 
국물을 우려낼 멸치는 정말 좋은 멸치여야 해요. 너무 오래 묵은 멸치는 오히려 맛을 망가뜨리거든요. 맹물만 못하다는 거죠. 반드시 다식용 멸치에 묶일 필요도 없고요. 잔멸치를 우려 내도 국물 맛은 역시 훌륭하거든요. 멸치 대신 북어포를 사용하면 또 다른 맛을 주기도 해요.

 

짠*~

 

엉성이가 콩가루 연합에서 사람 믿고 이렇게나 구해 놨죠.


이렇게 장만한 몸에 좋은 멸치들을 엉성이네가 잘 안 먹더라는 겁니다. 아주 잔 멸치 외에는 반찬으로 만들어도 늘 그대로네요. 그러다 우리 씨가 멸치에서 염분을 제거 후 주면 아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죠. 그 후 육수를 만들 때 사용하는데 다시 백에 넣어 우려내고 다시 꺼내 우리 씨 식사로 변신. 그런데 우리 씨는 젖은 멸치는 거부하더군요. 어느 정도 건조된 후 식사로 건넵니다.


짠*~

엉성이가 콩가루 연합에서 구해 장만해 준 멸치 형제들.  잔멸치 선호하는 우리 씨도 맛나게 드셔^^


오늘은 떡볶이를 아침부터 만들어 봅니다. 갑자기 이런 날이 있죠. 못 견디게 떡볶이가 그리움과 함께 식욕을 자극하는 날이요. 멀리서 보내준 산천어 막걸리가 생각나지만 할 일이 있는 오늘은 저녁으로 미루어야죠^^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알아야 할 것들』 난리 히데코

 

제4교시 고양이의 생활을 배운다     

고양이의 즐거움은 눈앞의 밥이다 ∥ 조금씩 자주 먹는 고양이 ∥ 사료는 어떤 것이 좋을까 ∥ 건식 사료 고르는 법 ∥ 가성비 좋은 사료를 고르는 방법 ∥ 습식 사료 고르는 법 ∥ 직접 만들어 주는 식사가 더 좋다 ∥ 식사 장소와 물 마시는 장소 ∥ 고양이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 ∥ 고양이가 원하는 것 : 안전함과 쾌적함 ∥ 여름에는 28도, 겨울에는 22도가 적당 ∥ 고양이는 어떤 화장실을 좋아할까 ∥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 ∥ 단거리 전력 질주가 가능한 운동 공간 ∥ 집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장소 ∥ 순찰 욕구를 채우는 전망대 ∥ 이런 장소는 위험해 ∥ 작은 물건은 수납장에 넣자 ∥깨지면 안 되는 물건은 공유 장소에 놓지 않는다       

 

직접 만들어 주는 식사가 더 좋다




시판되는 캣푸드는 인스턴트식품이므로 보관이 쉽고 조리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요. 어쨌든 가공식품이라는 점이죠. 사람과 다를 게 없겠죠 뭐.


엉성이는 그야말로 엉성한 사람이다 보니 패스트푸드를 이용하는 편이라서요. 삶에서 먹는 일에 큰 기쁨을 얻는 타입은 아니거든요.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몇 가지 요리만으로도 가족과 벗이 둘러앉아 나누면 행복한 걸요. 물론 건강한 식사에 공들이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엉성이가 선택하는 식사는 좋아하는 것
중심으로 가능하면 현명한 소비를 하려 노력하는 편이고, 사람 믿고 열어놓은 '콩가루 연합'을 주로 이용해서 얻어요. 콩가루 연합, 그게 뭔데? 가능하면 대기업 쇼핑몰보다는 상생 가능한 곳에서 믿음으로 선택하는 착한 소비이기도 하죠.

 

노동의 가치를 깨우는 일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생각합니다. 사회 시스템으로 차별과 착취 가능한 현실. 노동의 대가와 노동 환경이  조금이라도 변화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광장으로 나가 함께 할 수 없다면 개인이 의식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거죠.


몇 푼이나 된다고... 그 몇 푼으로 생명을 쥐락펴락한다면요?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콩가루 연합으로 가서 둘러보는 일은 이제 자연스럽거든요. 너무 진지해졌나... 오늘은 우리 씨 생활에서 엉성이에게로 또 이 글을 만날 그대를 위한 아침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무리할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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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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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화. 우리 씨 알아차리기

 

새벽 4시가 조금 넘었어요. 우리 씨 울음에 깨어 엉성이가 무엇을 해도 성에 차지 않나 봅니다. 서너 시간 옆에 와 앉으면 어루만져 주었지만 계속 이리저리 안절부절 합니다.


그동안은 별 반응 없이 잘 자고 먹고 했는데 아무래도 변화된 것은 물이라.. 거기에 생각이 미치더군요. 그래도 적응해줄 때까지는 우리 씨 비위를 맞춰줘 봅니다.  

 

우리 씨가 오늘처럼 알 수 없이 불안하게 소리 내면 책을 꺼내 들어 읽어봅니다.

 

고양이의 즐거움은 눈앞의 밥이다 ∥ 조금씩 자주 먹는 고양이 ∥ 사료는 어떤 것이 좋을까 ∥ 건식 사료 고르는 법 ∥ 가성비 좋은 사료를 고르는 방법 ∥ 습식 사료 고르는 법 ∥ 직접 만들어 주는 식사가 더 좋다 ∥ 식사 장소와 물 마시는 장소 ∥ 고양이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 ∥ 고양이가 원하는 것 : 안전함과 쾌적함 ∥ 여름에는 28도, 겨울에는 22도가 적당 ∥ 고양이는 어떤 화장실을 좋아할까 ∥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 ∥ 단거리 전력 질주가 가능한 운동 공간 ∥ 집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장소 ∥ 순찰 욕구를 채우는 전망대 ∥ 이런 장소는 위험해 ∥ 작은 물건은 수납장에 넣자 ∥깨지면 안 되는 물건은 공유 장소에 놓지 않는다  


물 맛이 변한 것으로 불안했는가 싶어 뒤적이다 보니 '고양이가 원하는 것 : 안전함과 쾌적함' 그리고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밤중부터 이른 아침까지 우리 씨는 신나라 하며 활동하곤 했거든요. 그런데 지난밤에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고양이가 쾌적하게 느끼는 집에 필요한 10가지 요소를 난리 히데코는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알아야 할 것들』에서 친절하게 알려 줍니다. 그중 여섯 번째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이거든요.  일단 시도해 보는 게 낫겠다 싶었죠.


두리번거리다 찾아낸 잡동사니 넣어두던 바구니가 생각나서 바로 집을 만들어 주었죠. 안 입는 스웨터가 마침 있어서 바닥을 깔아주니 바로 들어가는 겁니다. 무릎담요를 어디다 둔 것 같은데 찾아내서 우리 씨 집을 꾸며 줘야겠어요.

 


코*~

찰칵 소리에 살짝 눈을 뜨네요. 우리 씨, 방해해서 미안^^


지난겨울 장만해 준 집 한 채는 들어가려 하지도 않아서 그만 잊고 있었네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짜증이 나고 불안해졌나 봅니다. 우리 씨 푹 자고 일어나요. 정말 다행입니다.

 

 

오래도록 빈 집으로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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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리 씨 고마워요.7. 우리 씨 고마워요.

07화. 우리씨 고마워요.

여기는 바람 소리가 가득한 토요일입니다. 바다가 가까이 있는 곳이라서 가끔 바람 소리가 바깥을 실감 나게 해요. 엉성이와 우리 씨는 바람 소리와 한산한 거리를 바라보며 그루밍 하지요. 긴 털을 가진 우리 씨는 제 손이 닿지 않는  엉성이 몫으로 남겨 두죠. 빗질을 자주 하길 원하는 것 같아요. 엄청 행복해 보이거든요.


고양이 건강 챙기기는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더군요. 냥이와 같이 살아가는 일은 아기를 낳으려는 마음과 같은 무게감을 가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결코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거죠.
그동안 우리 씨를 챙기던 물품 중 일부를 모아봤어요.

 


서울 집에서 셋째 애인이 담당하던 것이라는데 엉성이는 영 다루기가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우리 씨 입 안 건강은 이렇게 바꾸었어요.
짠*~ 

설명서에 따르면 물 265/ 티스푼 1이랍니다.



이렇게 칫솔 대신 물에 타서 도와주는 방법을 어제 시도했는데.. 꼬박 하루 동안 물을 먹지 않더라고요. 물 맛이 달라져서 거부하는 냥이가 많다고 하길래 요. 기다리는 일은 역시나 힘들죠. 괜한 걱정도 하고요. 하지만 엉성이는 우리 씨가 필요하면 마실 것이라 생각했죠.


배고프지 않은 아이에게 억지로 때가 되었다고 들이대던 엄마 경험, 기억할 겁니다. 배고프면 다들 알아서 찾아 먹잖아요^^ 다행스럽게 하루에 끝내준 우리 씨가 고맙네요.

 


우리 씨도 역시나*~

하루 지나니 버티던 우리 씨가 목을 축이시네요.


아참, 물과 식사를 분리해서 두는 게 좋다는 캣 시터 말을 따라 물그릇은 두 군데 놓아두었어요. 우리 씨 식사 그릇을 교환하게 된 것도 배웠고요. 그저 거실 바닥에 놓아 밀착되는 그릇이었거든요.


사람으로 생각하자는 말인데 방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먹는 식사는 힘들잖아요. 냥냥이도 마찬가지로 적당한 높이의 그릇이 좋대요. 전에 쓰던 그릇은 높이가 비슷한 빈 화분에 걸쳐두고 간식을 건넬 때 사용합니다.


전에 두던 습관 때문인지 우리 씨는 물그릇과 밥그릇을 나란히 두는 게 좋은 가 봅니다. 밥그릇 하나는 또 다른 물그릇과 나란히 두었어요. 간식 담는 그릇은 다른 장소에 두었고요.


우리 씨랑 같이 살기는 엉성이가 누리는 게으름을 조금 벗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청소도 더 자주 해야 하고 특히 떨어뜨려 깨질 위험이 있는 물건을 잘 치우거나 우리 씨 관심 밖 공간으로 두어야 하죠. 이미 일 저지르기를 한 우리 씨를 탓할 수도 없잖아요.


식탁 위에 둔 머그컵에는 왜 그리도 관심을 주시는지 몇 번을 밀쳐버려 깨 먹었거든요. 저건 안심이다 싶은 것도 어느 날 밤을 지나면 바닥에 굴러 떨어져 나뒹굴거든요. 아, 엉성이가 아끼던 오르골 상자를 박살 내더니 제법 멋스럽게 장식한 전등을 무참히 일그러지게 만들었죠.


최근에는 요렇게... 까지 우리 씨 호기심은 흔적을 남겨요.

 

어떻게 된 일인지 이모양으로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는 겁니다.


오늘도 우리 씨는 끄떡없네요. 비린내가 진동하는 증기로 찐 고등어를 맛있게 먹고는 바람 소리와 따뜻하게 비추는 볕을 쬐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어요. 우리 씨도 엉성이도 나른해지는 순간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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