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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고양이와 엉성이'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20.06.24 '지금 이 순간'
  2. 2020.06.24 떡볶이와 우리 씨
  3. 2020.06.24 냥냥이도 필요해요
  4. 2020.06.24 냥냥이가 저항하다
  5. 2020.05.18 냥냥이도 같아요 2
  6. 2020.05.18 냥냥이는 느긋해요
  7. 2019.06.15 나, 집사 안 해요
  8. 2019.06.12 냥냥이는 든든해요
  9. 2019.06.12 고양이가 무서워요
  10. 2019.06.12 냥냥이와 살아요

11. 우리 씨와 엉성이는 닮은꼴

 

<누가 날 죽였지?>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죽음』이 시작하는 첫 장입니다. 영매를 통해 주고받는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는 작가에게는 너무 자연스레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주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들이 계속 이어져 왔죠.

 

이번 작품 역시 지난 작품들이 이어지는 것이 약간 지루해지려고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작품은 또 어떻게 죽음을 다루었을까. 역시나.


외래적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노력은 쉽지 않습니다. 동전의 양면에 만족하지 않고 동전을 구球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은 내부와 외부의 조화에서 가능하기 때문이겠죠.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이 추구하는 시선은 정신과 육체를 떼어내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로 상상력을 부추기죠. 두 권을 다 읽은 뒤에 어긋난 엉성이의 추리 한계를 확인합니다. 무리야.


가끔 홀로그램으로 '나'를 3차원 입체상으로 바라보고 싶은 욕망일 겁니다. 안과 밖을 동시에 느껴보려는 노력은 엉성이가 알고 있는 자신과 그들이 알고 있는 엉성이. 그 교차성을 가능하면 많이 찾아보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요.

 

어느 정도 안과 밖을 넘나들 수 있다면 삶이 파열음을 내지는 않을 것 같아요. 우리 씨를 바라보는 시선도 엉성이 중심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알아야 할 것들』난리 히데코


난리 히데코는 냥냥이를 돌보는 캣 시터로 관찰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이야기는 냥냥이는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거죠. '지금은 바쁘니까 다음에'는 통하지 않는답니다. 어쩌면 이리도 절묘한지요.

 

엉성이는 전생에 냥냥이 지도 모르겠어요. 히데코가 말해주는 고양이 일생을 알고 보니 닮은꼴이더라고요. 두 번째는 '고양이에게는 겉치레가 없다'인데 엉성이가 엉성하게 살다 보니 그런 편이거든요.


아마도 원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편이니까요. 엉성이는 우리 씨와 같이 살며 되감기를 합니다. 모르기에 무서워하는 것은 죽음만이 아니라는 것을요.

 

삶에서 마주하는 모르는 대상과 셀 수 없이 많은 일에서 알고 나면 사라질 감정들이요. 우리 씨와 동반자가 되기로 한 결정은 탁월한 선택이라고요. 우리 씨에게서 엉성이 삶을 확인하는 과정이 열리네요.


엉성이는 지금을 잘 살아내고 그 지금이 자연스레 흐르다 죽음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엉성이 선택으로 가능하지 않지만, 혹시 엉성이가 선택한 죽음은 가능하지 않나? 뭐, 이런 생각으로 이십 대부터 지나오기도 했죠.

 

이제 이기적인 이유만으로 무엇인가를 결정할 선택은 옳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였답니다. 그런 결정을 하자 현재가 곧 선물이라는 말이 힘을 더 얻더군요.   

 

우리 씨는 맛있는 아침 식사를 하고 볕이 잘 드는 유리벽 앞에서 그루밍을 하고 눈을 붙이려 하네요.


우리 씨는 난리 히데코 말처럼 냉정합니다. 엉성이는 우리 씨가 보여주는 그런 점이 좋아요. 엉성이는 냉정하다는 말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서 늘 그런 대상을 가까이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물론 겉으로만 냉정해 보이는 뭐, 그런 거죠. 좀 냉정해 보인다... 는 말은 결코 나쁜 의미가 아니거든요. 사실은 냉정함 안에 깃든 따듯함이 기대된다는 것인데 다들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아요.  


식사량을 저울로 달아서 하는 꼼꼼함은 엉성이 삶에서 가능하지 않답니다. 눈대중인 거죠. 그런 습관은 거의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고요. 우리 씨 아침 식사량을 대충 건네면 어김없이 어디선가 핀잔을 주는 목소리가 들려요.

 

그것 봐. 또 남기잖아, 에구. 네. 오늘 아침도 우리 씨 식사량은 우리 씨 마음대로 이니까요. 엉성이는 내일 아침에는 좀 덜 주는 것으로 하지 뭐. 싱긋 웃으며 스스로를 격려해 줍니다.

 

우리 씨, 말로 해주면 얼마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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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우리 씨가 좋아하는 식사

 

떡볶이는 역시 국물 맛이 좌우해요. 엉성이네는 떡볶이를 좋아해요. 어묵이거나 떡이거나 야채이거나 각자 좋아하는 게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름 붙은 떡볶이는 나름 자랑할 만해요.


떡볶이는 재료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 가능한 음식이니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사용할 수 있죠. 엉성이가 떡볶이를 만들면 자주 듣던 말입니다. 하던 일 망하면 떡볶이 전문점을 만들어 보라고요. 다행히 엉성이가 아직까지 견뎌 내네요.

 
국물을 우려낼 멸치는 정말 좋은 멸치여야 해요. 너무 오래 묵은 멸치는 오히려 맛을 망가뜨리거든요. 맹물만 못하다는 거죠. 반드시 다식용 멸치에 묶일 필요도 없고요. 잔멸치를 우려 내도 국물 맛은 역시 훌륭하거든요. 멸치 대신 북어포를 사용하면 또 다른 맛을 주기도 해요.

 

짠*~

 

엉성이가 콩가루 연합에서 사람 믿고 이렇게나 구해 놨죠.


이렇게 장만한 몸에 좋은 멸치들을 엉성이네가 잘 안 먹더라는 겁니다. 아주 잔 멸치 외에는 반찬으로 만들어도 늘 그대로네요. 그러다 우리 씨가 멸치에서 염분을 제거 후 주면 아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죠. 그 후 육수를 만들 때 사용하는데 다시 백에 넣어 우려내고 다시 꺼내 우리 씨 식사로 변신. 그런데 우리 씨는 젖은 멸치는 거부하더군요. 어느 정도 건조된 후 식사로 건넵니다.


짠*~

엉성이가 콩가루 연합에서 구해 장만해 준 멸치 형제들.  잔멸치 선호하는 우리 씨도 맛나게 드셔^^


오늘은 떡볶이를 아침부터 만들어 봅니다. 갑자기 이런 날이 있죠. 못 견디게 떡볶이가 그리움과 함께 식욕을 자극하는 날이요. 멀리서 보내준 산천어 막걸리가 생각나지만 할 일이 있는 오늘은 저녁으로 미루어야죠^^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알아야 할 것들』 난리 히데코

 

제4교시 고양이의 생활을 배운다     

고양이의 즐거움은 눈앞의 밥이다 ∥ 조금씩 자주 먹는 고양이 ∥ 사료는 어떤 것이 좋을까 ∥ 건식 사료 고르는 법 ∥ 가성비 좋은 사료를 고르는 방법 ∥ 습식 사료 고르는 법 ∥ 직접 만들어 주는 식사가 더 좋다 ∥ 식사 장소와 물 마시는 장소 ∥ 고양이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 ∥ 고양이가 원하는 것 : 안전함과 쾌적함 ∥ 여름에는 28도, 겨울에는 22도가 적당 ∥ 고양이는 어떤 화장실을 좋아할까 ∥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 ∥ 단거리 전력 질주가 가능한 운동 공간 ∥ 집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장소 ∥ 순찰 욕구를 채우는 전망대 ∥ 이런 장소는 위험해 ∥ 작은 물건은 수납장에 넣자 ∥깨지면 안 되는 물건은 공유 장소에 놓지 않는다       

 

직접 만들어 주는 식사가 더 좋다




시판되는 캣푸드는 인스턴트식품이므로 보관이 쉽고 조리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요. 어쨌든 가공식품이라는 점이죠. 사람과 다를 게 없겠죠 뭐.


엉성이는 그야말로 엉성한 사람이다 보니 패스트푸드를 이용하는 편이라서요. 삶에서 먹는 일에 큰 기쁨을 얻는 타입은 아니거든요.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몇 가지 요리만으로도 가족과 벗이 둘러앉아 나누면 행복한 걸요. 물론 건강한 식사에 공들이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엉성이가 선택하는 식사는 좋아하는 것
중심으로 가능하면 현명한 소비를 하려 노력하는 편이고, 사람 믿고 열어놓은 '콩가루 연합'을 주로 이용해서 얻어요. 콩가루 연합, 그게 뭔데? 가능하면 대기업 쇼핑몰보다는 상생 가능한 곳에서 믿음으로 선택하는 착한 소비이기도 하죠.

 

노동의 가치를 깨우는 일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생각합니다. 사회 시스템으로 차별과 착취 가능한 현실. 노동의 대가와 노동 환경이  조금이라도 변화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광장으로 나가 함께 할 수 없다면 개인이 의식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거죠.


몇 푼이나 된다고... 그 몇 푼으로 생명을 쥐락펴락한다면요?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콩가루 연합으로 가서 둘러보는 일은 이제 자연스럽거든요. 너무 진지해졌나... 오늘은 우리 씨 생활에서 엉성이에게로 또 이 글을 만날 그대를 위한 아침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무리할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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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화. 우리 씨 알아차리기

 

새벽 4시가 조금 넘었어요. 우리 씨 울음에 깨어 엉성이가 무엇을 해도 성에 차지 않나 봅니다. 서너 시간 옆에 와 앉으면 어루만져 주었지만 계속 이리저리 안절부절 합니다.


그동안은 별 반응 없이 잘 자고 먹고 했는데 아무래도 변화된 것은 물이라.. 거기에 생각이 미치더군요. 그래도 적응해줄 때까지는 우리 씨 비위를 맞춰줘 봅니다.  

 

우리 씨가 오늘처럼 알 수 없이 불안하게 소리 내면 책을 꺼내 들어 읽어봅니다.

 

고양이의 즐거움은 눈앞의 밥이다 ∥ 조금씩 자주 먹는 고양이 ∥ 사료는 어떤 것이 좋을까 ∥ 건식 사료 고르는 법 ∥ 가성비 좋은 사료를 고르는 방법 ∥ 습식 사료 고르는 법 ∥ 직접 만들어 주는 식사가 더 좋다 ∥ 식사 장소와 물 마시는 장소 ∥ 고양이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 ∥ 고양이가 원하는 것 : 안전함과 쾌적함 ∥ 여름에는 28도, 겨울에는 22도가 적당 ∥ 고양이는 어떤 화장실을 좋아할까 ∥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 ∥ 단거리 전력 질주가 가능한 운동 공간 ∥ 집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장소 ∥ 순찰 욕구를 채우는 전망대 ∥ 이런 장소는 위험해 ∥ 작은 물건은 수납장에 넣자 ∥깨지면 안 되는 물건은 공유 장소에 놓지 않는다  


물 맛이 변한 것으로 불안했는가 싶어 뒤적이다 보니 '고양이가 원하는 것 : 안전함과 쾌적함' 그리고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밤중부터 이른 아침까지 우리 씨는 신나라 하며 활동하곤 했거든요. 그런데 지난밤에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고양이가 쾌적하게 느끼는 집에 필요한 10가지 요소를 난리 히데코는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알아야 할 것들』에서 친절하게 알려 줍니다. 그중 여섯 번째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이거든요.  일단 시도해 보는 게 낫겠다 싶었죠.


두리번거리다 찾아낸 잡동사니 넣어두던 바구니가 생각나서 바로 집을 만들어 주었죠. 안 입는 스웨터가 마침 있어서 바닥을 깔아주니 바로 들어가는 겁니다. 무릎담요를 어디다 둔 것 같은데 찾아내서 우리 씨 집을 꾸며 줘야겠어요.

 


코*~

찰칵 소리에 살짝 눈을 뜨네요. 우리 씨, 방해해서 미안^^


지난겨울 장만해 준 집 한 채는 들어가려 하지도 않아서 그만 잊고 있었네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짜증이 나고 불안해졌나 봅니다. 우리 씨 푹 자고 일어나요. 정말 다행입니다.

 

 

오래도록 빈 집으로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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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리 씨 고마워요.7. 우리 씨 고마워요.

07화. 우리씨 고마워요.

여기는 바람 소리가 가득한 토요일입니다. 바다가 가까이 있는 곳이라서 가끔 바람 소리가 바깥을 실감 나게 해요. 엉성이와 우리 씨는 바람 소리와 한산한 거리를 바라보며 그루밍 하지요. 긴 털을 가진 우리 씨는 제 손이 닿지 않는  엉성이 몫으로 남겨 두죠. 빗질을 자주 하길 원하는 것 같아요. 엄청 행복해 보이거든요.


고양이 건강 챙기기는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더군요. 냥이와 같이 살아가는 일은 아기를 낳으려는 마음과 같은 무게감을 가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결코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거죠.
그동안 우리 씨를 챙기던 물품 중 일부를 모아봤어요.

 


서울 집에서 셋째 애인이 담당하던 것이라는데 엉성이는 영 다루기가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우리 씨 입 안 건강은 이렇게 바꾸었어요.
짠*~ 

설명서에 따르면 물 265/ 티스푼 1이랍니다.



이렇게 칫솔 대신 물에 타서 도와주는 방법을 어제 시도했는데.. 꼬박 하루 동안 물을 먹지 않더라고요. 물 맛이 달라져서 거부하는 냥이가 많다고 하길래 요. 기다리는 일은 역시나 힘들죠. 괜한 걱정도 하고요. 하지만 엉성이는 우리 씨가 필요하면 마실 것이라 생각했죠.


배고프지 않은 아이에게 억지로 때가 되었다고 들이대던 엄마 경험, 기억할 겁니다. 배고프면 다들 알아서 찾아 먹잖아요^^ 다행스럽게 하루에 끝내준 우리 씨가 고맙네요.

 


우리 씨도 역시나*~

하루 지나니 버티던 우리 씨가 목을 축이시네요.


아참, 물과 식사를 분리해서 두는 게 좋다는 캣 시터 말을 따라 물그릇은 두 군데 놓아두었어요. 우리 씨 식사 그릇을 교환하게 된 것도 배웠고요. 그저 거실 바닥에 놓아 밀착되는 그릇이었거든요.


사람으로 생각하자는 말인데 방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먹는 식사는 힘들잖아요. 냥냥이도 마찬가지로 적당한 높이의 그릇이 좋대요. 전에 쓰던 그릇은 높이가 비슷한 빈 화분에 걸쳐두고 간식을 건넬 때 사용합니다.


전에 두던 습관 때문인지 우리 씨는 물그릇과 밥그릇을 나란히 두는 게 좋은 가 봅니다. 밥그릇 하나는 또 다른 물그릇과 나란히 두었어요. 간식 담는 그릇은 다른 장소에 두었고요.


우리 씨랑 같이 살기는 엉성이가 누리는 게으름을 조금 벗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청소도 더 자주 해야 하고 특히 떨어뜨려 깨질 위험이 있는 물건을 잘 치우거나 우리 씨 관심 밖 공간으로 두어야 하죠. 이미 일 저지르기를 한 우리 씨를 탓할 수도 없잖아요.


식탁 위에 둔 머그컵에는 왜 그리도 관심을 주시는지 몇 번을 밀쳐버려 깨 먹었거든요. 저건 안심이다 싶은 것도 어느 날 밤을 지나면 바닥에 굴러 떨어져 나뒹굴거든요. 아, 엉성이가 아끼던 오르골 상자를 박살 내더니 제법 멋스럽게 장식한 전등을 무참히 일그러지게 만들었죠.


최근에는 요렇게... 까지 우리 씨 호기심은 흔적을 남겨요.

 

어떻게 된 일인지 이모양으로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는 겁니다.


오늘도 우리 씨는 끄떡없네요. 비린내가 진동하는 증기로 찐 고등어를 맛있게 먹고는 바람 소리와 따뜻하게 비추는 볕을 쬐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어요. 우리 씨도 엉성이도 나른해지는 순간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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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리 씨 일생

 

엉성이는 생애를 세 단계로 나누어 진행 중입니다. 냥냥이도 세 단계로 나뉜다고 하네요. 요즘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정도랍니다. 캣 시터인 난리 히데코는 2009년 '고양이 학교'라는 강좌를 열어 7년 동안 500명의 학생이 고양이 학교에 다녀갔다고 해요.


'고양이 학교'에서 고양이는 '기르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사는 존재'라는 거죠. 책의 프롤로그에서 히데코가 건넨 말입니다. 엉성이가 캣 시터의 지혜에 의문을 품지 않는 것은 '엄마'라는 경험 때문입니다. 그 어떤 지식으로 대체할 수 없는 육아 중 배우게 된 축적된 순간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난리 히데코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알아야 할 것들>


고양이 생후 2세까지를 자묘기, 3세부터 12세 정도까지를 성묘기, 그 이후를 노령 묘기로 나눈다고 하네요. 우리 씨는 2년 6개월 되었으니 아직은 자묘기에 해당됩니다. 그래서일까요? 꾹꾹이부터 사람을 무척 따르거든요. 처음 들리는 방문객에게도 경계심을 보이지 않고 그 주변에 앉아 눈을 동그랗게 하고 바라보거든요.


사람도 유아기를 거쳐 아동기에는 낯가림과 의존하기가 두드러지잖아요. 냥냥이 우리 씨는 누군가 있다면 무척 독립적인 존재입니다. 하지만 공간에 혼자 남게 된 경우가 하룻밤을 지나가면 스트레스를 받던 걸요. 식사와 물 등 제법 잘 준비하고 다녀온 1박 2일 서울 나들이 후 배운 겁니다.


누군가가 들여다 봐 주기를 부탁하지 않고는 긴 외출과 여행은 고민이 된다는 것이죠. 책장에 책들이 떨어져 있고, 여기저기 토해 놓은 흔적과 울음소리부터 알 것 같았어요. 엉성이는 꽤 오래 진정할 수 있도록 마음 썼던 짠한 기억이 있어요. 드디어 엉성이가 마음껏 누리던 자유를 어느 정도 반납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엉성이가 가장 먼저 인식한 것은 건강한 우리 씨가 되도록 평소에 관심 주기입니다. 같이 살아가기로 했으니 잘 먹고 잘 자기로 시작해서 소소한 건강 챙기기를 합니다. 엉성이는 어느새 침대 곁에 누운 우리 씨로 놀라지 않습니다. 발 밑에 잠든 우리 씨를 처음 알게 된 그 순간이 떠오릅니다.


물컹.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나는 겁니다. 숙면하기가 나무토막이라 할 정도로 무딘 엉성이에게는 엄청난 일이었죠. 이제 엉성이는 슬그머니 옆에 와 누운 우리 씨를 내치지 않아요. 두 다리를 슬쩍 옮겨 엉성이는 불편을 받아들이기로 했거든요. 가끔은 아침이 쪼그라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어구 허리 아프다는.

                                                        새로 시작한 아침 식사


오늘 아침도 허리를 주욱 펴고 먼저 일어나 엉성이가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우리 씨를 위해 새로운 식사를 건넸어요. 이런. 너무 만족하게 싹싹 그릇을 비우시네요. 쩝. 나도 아침을 먹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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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슬로 라이프 & 슬로 무비

 

느긋하고 심심한 삶. 엉성이에게는 5년 전부터 스르르 하루가 열리는 순간이 왔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심심하기 시작하더니 일하는 시간보다 노는 시간이 더 넘치네요. 엉성이가 심심해지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러잖아도 느긋한 마음이 한껏 늘어져버립니다.

 

아직 우리 씨만큼은 아니니까 냥냥이 팔자는 못돼요. 우리 씨는 깨어있는 시간보다 느긋한 잠을 더 많이 즐기더군요. 대체로 식사 후면 한 바퀴 돌아보고 운동도 하시고 이내 안락하다 느껴지는 우리 씨 공간에 번갈아가며 눈을 감습니다. 우리 씨도 꿈을 꿀 까요? 궁금해지네요.

 

고양이를 무서워하던 엉성이는 고양이를 일본 영화에서 자주 만났어요.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고양이가 정말 많다는 것을 발견하죠. 궁금했어요. 책도 찾아보고 이리저리 뒤적여도 봤는데 이거다 하는 사실을 발견해내지는 못했답니다. 다만 최근에 최은성 감독의 다큐멘터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보면서 잠정적으로 이유를 찾아내긴 했답니다. 이 다큐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2017년 개봉한 최은성 감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스메 소세키의 책과 같은 제목을 달았다는 게 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얼마나 우아한 고양이였던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올곧았어요. 아무튼 길에서 살아가는 냥냥이 마음을 헤아려 보려는 사람이 한국에도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 다행스럽죠. 길냥이들은 사람을 보면 도망가는 경우가 많아요. 어두운 밤 쓰레기를 모아 놓은 곳에 가면 동네 길냥이는 다 모여 있어요. 

 

일본에는 길고양이들에게 다정하게 대해주기 때문에 별 위협을 느끼지 않는 고양이가 사람과 공존하는 건가 하고 말이죠. 한국영화에서 고양이가 등장하는 경우는 좀 드물잖아요. 일본 영화에는 자연스레 고양이가 고양이로 거리와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슬로 무비를 좋아하다 보니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영화는 다 보게 된 것 같습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냥냥이는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우리 씨가 산책 냥이라고 해서 엉성이는 서너 번 같이 길로 나가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산책이 불안과 걱정을 준다면 안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했어요. 

 

엉성이네 주변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이어지는 시내에 있기에 긴장과 걱정 때문에 우리 씨처럼 즐겁지 않거든요. 집에서 같이 살아가니 이번에는 우리 씨가 엉성이에게 아량을 베푸는 것으로 산책은 타협을 보았어요. 엉성이와 우리 씨 둘 다 좋은 것으로.  다행스럽게도 우리 씨는 유리 벽 바깥 구경으로 만족하시네요^^

 

                                                 오늘 아침 우리 씨를 부르니 엉성이를 봐주시네요. 찰칵^^

 

동물권 이야기가 한국 사회에 등장하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동물사랑 실천협회 대표 이야기로 보살핌과 생명권이 충돌하며 내는 이야기로 엉성이도 고민이 깊었습니다. 엉성이가 가장 걱정한 부분이 우리 씨가 아프거나 엉성이가 아프면 도대체 감당을 할 수 있을까?

 

엉성이가 늘 떠들던 말이 생각과 충돌하는 거죠. 오지 않은 미래에 두려움은 에너지를 소진시켜 버린다. 그러니 지금 잘 살아내자. 뭐, 그런 이야기인데요. 카르페 디 엠. 현재가 곧 선물이란 말을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러니 이제 엉성이에게 우리 씨는 더없이 좋은 동반자라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요. 

 

그래 그래, 우리 씨랑 엉성이랑 같이 잘 살아냅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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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엉성이는 동반자입니다.

 

고양이는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것이다!

엉성이는 이 문장이 마음에 들었어요. 대부분 고양이와 같이 사는 사람이 자처해서 '집사'라는 말을 하더군요. 저는 정말이지 집사가 될 생각은 1도 없거든요. 엉성이는 혼자 누리는 자유로움을 결코 버릴 생각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던 차에 캣 시터에게서 배운 가장 멋진 말이 마음에 닿습니다.

고양이는 고양이, 사람은 사람으로서 고양이를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넓은 아량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마리 고양이가 좋다는데... 이건 허용하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균형을 잡으려고 합니다. 우리 씨는 냥냥이, 나는 엉성이. 아량을 베풀기로 하는 거죠.

 

엉성이를 지켜주는 '곰경'이 한쪽 다리가 꾹꾹이로 흐물흐물해요..

 


엉성이는 좋아 좋아 이 정도는 함께 나누자고 말해 줍니다. 우리 씨 낮잠을 방해하기는 싫어 지켜보니 늘 곰경이를 찾더라고요^^


디쉬 스크레쳐를 장만해 주었는데 아주 가끔 사용하긴 해도, 주로 엉성이 공간에서 자연스레 캣 타워가 된 책장 위를 이용해요. 서울 집서 누리던 캣 타워는 덩치가 너무 커서 가져오지 않았거든요.


그래 그래, 그것마저도 허용해 줄게. 우리 씨가 행복하다면.

 


우리 씨가 마음에 들어하는 곳이니 어쩌겠어요. 뭐, 어차피 그 위야 엉성이에게는 별 상관도 없는 먼지가 쌓이는 장소인 것을요. 냥냥이 선택을 존중해 주는 것으로 같이 살아가는 거죠. 엉성이는 정말 살아가는 게 엉성하거든요. 하하하.
그러면 우리 씨는 엉성이를 존중해주는 걸까요? 자기 요구만 울음으로 몸짓으로 드러내니 속 마음은 모르겠어요. 그래도 캣 시터 이야기로 약간 수긍하게 됩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가 시절, 책을 읽어 주고 혼자 말을 걸던 육아기를 생각하면 그렇긴 할 겁니다.


평소에도 엉성이는 인형들과 수다를 떨어왔으니 우리 씨와 수다 떨기는 눈이라도 맞출 기회가 많아서 좋아요^^우리 씨는 자기 취향을 확실하게 알려줘요. 다른 곳에 흔적을 남기지 않거든요. 하기는 엉성이네 공간은 벽을 접하기는 좀 어려워요. 사방이 책장 벽이라.

 

아침부터 시간이 넘치네요. 우리 씨가 새로운 입맛을 누린 듯해요. 어제부터 건넨  '증기로 찐 참치 뱃살'을 두 번째 준 오늘 행복해 보이네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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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 씨가 좋아해요.

 

그동안 엉성이는 냥냥이 식사 준비와 생활 용품은 익숙한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알아들었어요. 서울 집에서 우리 씨를 만족하게 만들었다던 고양이 모래, 고양이 건식 사료. 두 가지만 해도 그 종류는 어마어마하더군요. 익숙한 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니 그렇게 따르는 거죠.     

 

이제 대형 마트라도 지날 기회가 오면 우리 씨 간식에 눈을 맞춥니다. 다양한 것들에서 새롭게 캔 종류 습식용을 12개 가져왔는데 우리 씨 만족도가 꽤 높았죠. 이른 아침이면 엉성이 보다 더 정확하게 그 순간을 기억하고 요구하고 있더군요.  

  
엉성이가 눈을 뜨고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정말이지 외국 영화에서 한 장면처럼 냥이 캔을 따 4등분으로 나누어 밥그릇에 담아주는 일입니다. 엉성이도 모른 사실을 우리 씨는 이미 하루 시작의 첫 식사로 마음에 들어한 것 같아요.     


짜잔*~

 

앙증맞게 만들어진 냥이를 위한 밥그릇

         

 

엉성이는 책을 구하게 되면서 이벤트에 당첨되어 덤으로 받은 선물에 환호하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앞으로 진행할 대부분 이야기 근거는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알아야 할 것들』 난리 히데코, 캣 시터에게서 배운 것을 참고합니다.
       


아, 오늘 이야기는 우리 씨가 든든할 수 있는 이유를 소개합니다.

 

우선 이 책의 제4교시. [고양이의 생활을 배운다] 

고양이의 즐거움은 눈앞의 밥이다 ∥ 조금씩 자주 먹는 고양이 ∥ 사료는 어떤 것이 좋을까 ∥ 건식 사료 고르는 법 ∥ 가성비 좋은 사료를 고르는 방법 ∥ 습식 사료 고르는 법 ∥ 직접 만들어 주는 식사가 더 좋다 ∥ 식사 장소와 물 마시는 장소 ∥ 고양이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 ∥ 고양이가 원하는 것 : 안전함과 쾌적함 ∥ 여름에는 28도, 겨울에는 22도가 적당 ∥ 고양이는 어떤 화장실을 좋아할까 ∥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 ∥ 단거리 전력 질주가 가능한 운동 공간 ∥ 집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장소 ∥ 순찰 욕구를 채우는 전망대 ∥ 이런 장소는 위험해 ∥ 작은 물건은 수납장에 넣자 ∥깨지면 안 되는 물건은 공유 장소에 놓지 않는다  


책 목차이니까 고양이를 사랑하신다면 자세한 것은 책을 읽으셔야 하겠지요^^

 

 


오늘 도착한 우리 씨에게 온 상자에 담긴 내용물입니다. 물론 시장보기는 둘째 애인이 도움을 주고 있어요. 서울 집에서 캣 시터 역을 톡톡히 해낸 우리 씨 사랑을 받는 냥이 알레르기 보유자죠.


우리 씨에게 익숙한 것 절반, 새로운 것 절반 정도입니다. 새로운 것을 좋아할지는 모릅니다. 엉성이가 공부한 것에 따르면 건식보다는 습식이 냥이 건강에 더 좋다고 하더군요. 건식은 점점 줄여서 한 달 양이 많이 줄었어요. 역시 우리 씨도 몸에 조금이라도 나은 사실은 킁킁이로 알아차리네요. 정말 맛있기도 하나 봅니다.

 


요렇게 잠들어 버리거든요.

우리 씨는 방해꾼인 걸 모르는 걸까요.. 휴우.

 

 

고양이의 즐거움은 눈앞의 밥이다


난리 히데코의 말입니다. 흠, 역시 그런 것 같아요. 두 눈이 빛을 내며 엉성이와 눈 맞추거든요. 냥이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 정보만이 아니라 어쨌거나 우리 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이 고향이니 네꼬들과는 또 다른 면모가 있겠죠. 이번 상자를 통해 잘 알아낼 밖에요.


먹는 것의 즐거움에서 냥이와 엉성이는 동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우리 씨 잘 먹고 잘 자는 모습에 엉성이도 덩달아 기쁩니다. 오늘은 요기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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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엉성이를 소개합니다. 

 

"고양이를 왜 싫어해요?"

 

이런 말을 하면 

 

 "고양이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무서워하는 거야요."

 

엉성이가 늘 듣던 이야기입니다. 냥냥이와 같이 살게 될 때까지는요.

그런 마음을 갖게 된 이야기를 풀어 넣으면 대략 난감이군 하는 표정으로 웃고 말지요.

 

엉성이가 고양이를 무서워하게 된 그 원인을 찾아가면 이래요.

 

애드가 앨런 포우 <검은 고양이>

 

 

십 대 책의 세계로 내디딘 첫걸음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였죠. 주로 추리 소설 찾아 읽기에 빠졌던 시절 만난 포우는 공포 그 자체였죠. 검은 고양이뿐만 아니라 모든 고양이를 무서워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엉성이가 고양이를 싫어한다면 키티 인형을 위해 헤프게 웃음을 흘리면서 지나지는 않았겠죠. 상자에서 꺼내 놓지도 않고 고이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요. 셋째 애인이 롯데리아에서 득템 한 키티를 얼마나 행복하게 받았던지요. 키티 브랜드와 관계된 사회적 의미는 좀 제쳐둘 게요. 첫째 애인이 남기고 간 네꼬는 또 어떻고요.

 

고백할게요. 냥냥이 우리 씨와 본격적으로 같이 살기는 이제 두 달 열흘째입니다. 서울에서 살다가 내 공간으로 오게 된 이야기는 다른 날 풀어야 할 것 같아요. 오늘부터 거슬러 회상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겠지요.  

 

엉성이가 같이 살기로 결정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이겁니다. 당시에는 한 달에 서너 번 만나는 상황이라 책을 먼저 읽어 냥이 마음을 살펴보는 일부터 한 거죠.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같이 살게 될 것을 감 잡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2018년 10월 18일 텀블벅 프로젝트

 

 

엉성이는 최근 한 소년이 이상적인 애인상을 물었더니 "엉성한 사람"이라 대답하는 거예요. 순간 딱. 꽂혔어요. 그래, 맞아 맞아. 바로 내가 엉성한 사람이야. 무척이나 적절한 말을 그동안 찾아내지 못했던 거란 생각에 활짝 웃었답니다. 내 거라고 할 거야. 그러자 사용할 때 꼭 출처를 밝히라고 했어요.

 

고마워요, 혁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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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씨를 소개합니다.

 

이제 마음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냥냥이와 같이 살아가는 일이 걱정되지 않거든요. 오늘까지 이어진 이야기는 천천히 나누어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6. 10 민주 항쟁을 기념하는 이기에  특별죠. 냥냥이 "우리 씨"를 세상에 소개하는 날로도 더없이 좋은 날입니다.


우리는 경기도 일산이 고향입니다. 그곳에서 다른 고양이들과 잘 살았고 너무 울어댄다는 이유로 동네 민원이 발생해 이사 온 거고요. 우리는 터키시 앙고라 종인데 냥냥이 우리 씨네 집안 역사는 나와는 쨉도 안됩니다. 우리 씨 조상 사진을 하나 찾았어요.


짠*~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인데 역시 닮은꼴입니다.처음 이사 온 날 창가로 달려간 냥냥이 "우리씨"를 소개할게요^^
짠*~ 

 


냥냥이가 이렇게 오래도록 사람 구경을 하더니 새침떼기가 되더군요. 제 마음에 안 들었을까요... 아니면 날 또 다 데 보내지 않겠다고 믿어도 되니?
요렇게*~

 

 


다행스러운 것은 주변에 큰 개가 시도때도 없이 달그락거리며 짖어대던 동네라 냥냥이 우리씨 울음 정도는 역시 쨉이 안됐다는 사실이죠.그리고... 고양이와 관련된 넘치는 정보가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 이 공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로 오늘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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