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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고양이'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20.06.24 냥냥이도 필요해요
  2. 2020.06.24 냥냥이가 저항하다

08화. 우리 씨 알아차리기

 

새벽 4시가 조금 넘었어요. 우리 씨 울음에 깨어 엉성이가 무엇을 해도 성에 차지 않나 봅니다. 서너 시간 옆에 와 앉으면 어루만져 주었지만 계속 이리저리 안절부절 합니다.


그동안은 별 반응 없이 잘 자고 먹고 했는데 아무래도 변화된 것은 물이라.. 거기에 생각이 미치더군요. 그래도 적응해줄 때까지는 우리 씨 비위를 맞춰줘 봅니다.  

 

우리 씨가 오늘처럼 알 수 없이 불안하게 소리 내면 책을 꺼내 들어 읽어봅니다.

 

고양이의 즐거움은 눈앞의 밥이다 ∥ 조금씩 자주 먹는 고양이 ∥ 사료는 어떤 것이 좋을까 ∥ 건식 사료 고르는 법 ∥ 가성비 좋은 사료를 고르는 방법 ∥ 습식 사료 고르는 법 ∥ 직접 만들어 주는 식사가 더 좋다 ∥ 식사 장소와 물 마시는 장소 ∥ 고양이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 ∥ 고양이가 원하는 것 : 안전함과 쾌적함 ∥ 여름에는 28도, 겨울에는 22도가 적당 ∥ 고양이는 어떤 화장실을 좋아할까 ∥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 ∥ 단거리 전력 질주가 가능한 운동 공간 ∥ 집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장소 ∥ 순찰 욕구를 채우는 전망대 ∥ 이런 장소는 위험해 ∥ 작은 물건은 수납장에 넣자 ∥깨지면 안 되는 물건은 공유 장소에 놓지 않는다  


물 맛이 변한 것으로 불안했는가 싶어 뒤적이다 보니 '고양이가 원하는 것 : 안전함과 쾌적함' 그리고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밤중부터 이른 아침까지 우리 씨는 신나라 하며 활동하곤 했거든요. 그런데 지난밤에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고양이가 쾌적하게 느끼는 집에 필요한 10가지 요소를 난리 히데코는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알아야 할 것들』에서 친절하게 알려 줍니다. 그중 여섯 번째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사적인 공간'이거든요.  일단 시도해 보는 게 낫겠다 싶었죠.


두리번거리다 찾아낸 잡동사니 넣어두던 바구니가 생각나서 바로 집을 만들어 주었죠. 안 입는 스웨터가 마침 있어서 바닥을 깔아주니 바로 들어가는 겁니다. 무릎담요를 어디다 둔 것 같은데 찾아내서 우리 씨 집을 꾸며 줘야겠어요.

 


코*~

찰칵 소리에 살짝 눈을 뜨네요. 우리 씨, 방해해서 미안^^


지난겨울 장만해 준 집 한 채는 들어가려 하지도 않아서 그만 잊고 있었네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짜증이 나고 불안해졌나 봅니다. 우리 씨 푹 자고 일어나요. 정말 다행입니다.

 

 

오래도록 빈 집으로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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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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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리 씨 고마워요.7. 우리 씨 고마워요.

07화. 우리씨 고마워요.

여기는 바람 소리가 가득한 토요일입니다. 바다가 가까이 있는 곳이라서 가끔 바람 소리가 바깥을 실감 나게 해요. 엉성이와 우리 씨는 바람 소리와 한산한 거리를 바라보며 그루밍 하지요. 긴 털을 가진 우리 씨는 제 손이 닿지 않는  엉성이 몫으로 남겨 두죠. 빗질을 자주 하길 원하는 것 같아요. 엄청 행복해 보이거든요.


고양이 건강 챙기기는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더군요. 냥이와 같이 살아가는 일은 아기를 낳으려는 마음과 같은 무게감을 가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결코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거죠.
그동안 우리 씨를 챙기던 물품 중 일부를 모아봤어요.

 


서울 집에서 셋째 애인이 담당하던 것이라는데 엉성이는 영 다루기가 어려운 겁니다. 그래서 우리 씨 입 안 건강은 이렇게 바꾸었어요.
짠*~ 

설명서에 따르면 물 265/ 티스푼 1이랍니다.



이렇게 칫솔 대신 물에 타서 도와주는 방법을 어제 시도했는데.. 꼬박 하루 동안 물을 먹지 않더라고요. 물 맛이 달라져서 거부하는 냥이가 많다고 하길래 요. 기다리는 일은 역시나 힘들죠. 괜한 걱정도 하고요. 하지만 엉성이는 우리 씨가 필요하면 마실 것이라 생각했죠.


배고프지 않은 아이에게 억지로 때가 되었다고 들이대던 엄마 경험, 기억할 겁니다. 배고프면 다들 알아서 찾아 먹잖아요^^ 다행스럽게 하루에 끝내준 우리 씨가 고맙네요.

 


우리 씨도 역시나*~

하루 지나니 버티던 우리 씨가 목을 축이시네요.


아참, 물과 식사를 분리해서 두는 게 좋다는 캣 시터 말을 따라 물그릇은 두 군데 놓아두었어요. 우리 씨 식사 그릇을 교환하게 된 것도 배웠고요. 그저 거실 바닥에 놓아 밀착되는 그릇이었거든요.


사람으로 생각하자는 말인데 방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먹는 식사는 힘들잖아요. 냥냥이도 마찬가지로 적당한 높이의 그릇이 좋대요. 전에 쓰던 그릇은 높이가 비슷한 빈 화분에 걸쳐두고 간식을 건넬 때 사용합니다.


전에 두던 습관 때문인지 우리 씨는 물그릇과 밥그릇을 나란히 두는 게 좋은 가 봅니다. 밥그릇 하나는 또 다른 물그릇과 나란히 두었어요. 간식 담는 그릇은 다른 장소에 두었고요.


우리 씨랑 같이 살기는 엉성이가 누리는 게으름을 조금 벗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청소도 더 자주 해야 하고 특히 떨어뜨려 깨질 위험이 있는 물건을 잘 치우거나 우리 씨 관심 밖 공간으로 두어야 하죠. 이미 일 저지르기를 한 우리 씨를 탓할 수도 없잖아요.


식탁 위에 둔 머그컵에는 왜 그리도 관심을 주시는지 몇 번을 밀쳐버려 깨 먹었거든요. 저건 안심이다 싶은 것도 어느 날 밤을 지나면 바닥에 굴러 떨어져 나뒹굴거든요. 아, 엉성이가 아끼던 오르골 상자를 박살 내더니 제법 멋스럽게 장식한 전등을 무참히 일그러지게 만들었죠.


최근에는 요렇게... 까지 우리 씨 호기심은 흔적을 남겨요.

 

어떻게 된 일인지 이모양으로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는 겁니다.


오늘도 우리 씨는 끄떡없네요. 비린내가 진동하는 증기로 찐 고등어를 맛있게 먹고는 바람 소리와 따뜻하게 비추는 볕을 쬐고 지그시 눈을 감고 있어요. 우리 씨도 엉성이도 나른해지는 순간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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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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