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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134건

  1. 2016.10.31 시를 품다
  2. 2016.09.18 바람이 붑니다*~
  3. 2016.09.12 세월호 기억의 숲

                    

 

  ‘가는 사람 안 잡고 오는 사람 안 막는다.’ 한 사람이 곁에서 멀어질 때면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나도 용감합니다. 너덜너덜해진 몸이 푹 꺼진 낡은 소파 위에 누워도 편안합니다. 월말이면 세 자리 수 통장이어도 두렵지 않습니다. 내일 또 내게 소용될 만큼은 가능하겠지 하는 느낌입니다 

그것을 의심하지 않을 만큼 능력을 갖춘 사람이기에 용감해지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어느 순간 닥칠 고난에 미리부터 염려하지 않는 낙천성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내 주변에서 이런 나를 대책 없다고 해도 난 웃을 수 있습니다. 욕망이라는 전차에서 내리고 나면 온전하게 나를 바라보게 됩니다 

다행히도 나는 그 전차에서 내려 정착한 지 오래되어 기억에도 없습니다. 욕망이 요구하는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충분히 나를 위해 사용해왔기에 내게 남은 시간은 충분합니다. 삶은 큰 요동침 없이 슬그머니 나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으며 살아온 행운아이기에 겁날 것이 없어졌나 봅니다 

  인생에서 남은 시간 온전하게 나를 지켜내며 떠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욕망이라면 그렇다고 해야겠지만요. 그 욕망마저 없다면 살아있음이 지루하겠지요. 지금도 이렇게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지낼 수 있는 행운에 감사함을 잊지 않습니다.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고 만나고 싶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놓치지 않으며 살고 있습니다 

다 내어 주면 비어 있어서 평온해집니다. 원망도 미움도 분노도 내어 주면 사랑이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나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한 모든 것들에서 배웁니다. 내가 만든 처음 그 마음들을 지켜낼 수 있도록 나의 벗들이 속삭입니다. 나를 견디게 해 준 벗들, 뒤죽박죽 쌓여있는 책들이 소리 내며 한 줄로 길을 열어줍니다. 그래서 나는 그 모든 것이 남아 있지 않아도 두렵지 않습니다 

이십 대에 먹은 그 마음을 지켜내는 일이 힘들었습니다. 잃어버린 시간도 많았고 잡을 듯 놓친 순간도 있습니다. 첫걸음을 잘못 디뎌 길을 헤맨 적도 많았습니다. 선택 앞에서 치우친 마음으로 눈물로 지난 아침이 무건 두 눈꺼풀을 깨우기도 합니다. 자기 합리화도 넘칩니다. 쏟아 부은 열정에 지쳐 좌절도 했나 봅니다 

  지금도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속삭입니다. 너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 시를 가슴에 와락 품습니다. 돈이 아닌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나는 용감한 녀석이니 그리 살라 합니다. 나와 상관없이 지나가는 이 세계가 있습니다. 나는 홀로 밥을 먹다가 갑자기 찾아온 급성 위경련으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말이지요. 이런 날들이야 눈에 띄는 세계의 부재입니다만 나의 세계에서 비껴난 그들의 세계도 있으니 피장파장 아닐까 합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탁하고 습한 역겨움이 가득한 통로를 지나면서 느끼는 감정 같은 걸까 싶습니다. ‘라는 존재가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데 마치 없는 장소처럼 여기지 않는 순간도 있습니다. 열린 문으로 나서면 될 것만 같은 세계는 내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물품들이 적어질수록 나의 세계는 견고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열어 놓은 문으로 이름 모를 벌레 한 마리가 나를 약오르게 하고 그의 희롱에 대꾸를 하다가 처박아둔 에프킬라를 찾습니다. 그런데 이미 오래 전에 텅 비어 있어서 그 벌레는 여전히 내 주위를 유영합니다 

  아, 그래서 나는 이 세계에서 에프킬라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내고 내일 슈퍼를 가면 사올 물품 목록에 써 둡니다. 이런 세계를 외면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시인의 말처럼 비겁한 짓일 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나는 이 세계를 떠났다가 다시 시간의 문을 열고 여행하는 시간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런 판타지와 이별할 수 없는 나는 시인 황성희에게 들려줍니다. 내가 시인이라면 판타지 안녕이 아니라 판타지 사랑이라 하겠다고요. 시인의 일상이 나의 일상을 닮았다는 생각에 詩集을 덮고 어루만집니다. 와 마음껏 놀아보니 시인이 된 듯합니다. 아무렴 어떨까요. 나를 위한 시는 늘 읊조릴 수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지요 뭐 

  일신우일신. 日新又日新. 우리말보다 한자어가 더 기분 좋게 다가오는 말입니다. 이 말을 읊조리며 살고 있습니다. 꼬박 하루를 지켜보면서 검푸른 새벽을 지나 여명까지. 잠이 오지 않습니다. 그런 밤이면 애써 자려고 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이 세계를 향해 느낄 수 없는 불감증일까 생각했습니다. 

일상의 감동 없음이 아니라 이 세계가 여전히 나와는 상관없이 잘 돌아간다는 것을 순순히 받아들였기에 만들어진 불감증입니다. 그것이 불면증으로 이어져 몇 시간의 수면이어도 눈 뜨면 다시 아침입니다. 오늘 잠들고 다시 오늘 일어납니다. 내일 잠들고 또 내일 일어나겠지요. 블라인드를 내리지 않으면 창밖의 반짝거림으로 거리에 나 앉은 느낌입니다. 고동색 블라인드를 내리고 작은 조명등을 켜고 눕습니다. 

  깊은 밤입니다. 감기려 하지 눈꺼풀이 미워지기도 합니다. 눈을 꼬옥 감습니다. 역시 잠이 오질 않습니다. 내일은 커피의 양을 줄여야 할까 봅니다. 그런데 내일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커피를 십 대부터 마셔서 내 몸은 카페인으로 인한 수면 거부는 아니야. 이 불면증은 내 일상과 같아서 그리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굳이 밤이어야 잠을 자는 것은 아니니까요. 잠이 오면 잘 수 있는 너절하게 늘어난 내 시간 덕분에 약간의 수면에 대한 강박도 없습니다.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가 나에게는 생명수인 까닭에 오늘처럼 내일도 커피를 마실 겁니다. 내 몸이 본능처럼 그 향기를 구걸하니까요. 향기로운 아침이면 족한 또 하루의 시작이면 됩니다.

내게 비늘처럼 깔린 불감증은 일상의 평온이고 세계의 몰이해를 향한 저항이기도 합니다. 이 세계의 소음과 상관없이 나는 나의 세계를 살아갑니다. 불감증과 불면증이 아닌 이 세계의 부정의와 몰상식, 합리주의와 이성에 너덜너덜한 채로. 작더라도 내가 지키고 싶은 삶의 가치를 지켜내고 싶은 마음 하나로 다시 시를 품습니다.

 

 

이글은 [푸른비의 브런치]에도 발행됩니다. https://brunch.co.kr/@overdye0714/149 

 

     

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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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붑니다*~

새소식 2016. 9. 18. 18:18

 

 

 

안녕하세요^^

 

저는 행운아입니다. 이 생에서 세 번째 세계를 얻었거든요.

 

그동안 제 블로그에서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 시간을 다시 느끼며 지냈나 봅니다.

 

그러는 가운데 지금 열린 길 위에서 첫 번째 세계에서 품은 십 대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거지요^^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한 개인의 이야기들이 펼쳐질 공간을 더 만들었답니다.

 

소설 전용 공간을 소개해요^^

 

 

 

                                                                           요기로 와요*~  http://thestory0423.tistory.com/

 

 

 

 

다시 한 걸음 *~

 

 

 

                                                                           https://brunch.co.kr/@overdye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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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2017.12.19
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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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의 숲

Overdye*~ 2016. 9. 12. 10:56

2015년 5월 15일로 세월호 참사는 365일에 29일째를 맞았다. 그리고 '세월호 기억의 숲'은 5월 16일까지 참여할 수 있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떠올려 볼 수 있기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 들어가는 말이다. 프랑스어 특유의 맛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아마 이 말이 건네는 의미가 너무 달콤해서 일거다.

 

한국어 위키백과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프랑스어로 "귀족성은 의무를 갖는다"를 의미한다.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단어이다.

 

초기 로마시대에 몇몇 왕과 귀족들이 투철한 도덕 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을 보인 것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를 귀족사회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해하는 입장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 의미가 사회지도층에게 주로 쓰이는 말이 되었다.

 

나는 반드시 이 말이 사회지도층에만 해당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땅에서 평범하게 보통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자발적인 나눔은 흔하니까. 다만 굳이 사회지도층을 겨냥하는 것은 반어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주 드문 한국사회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지 않나.

 

 

 

 

'기억의 숲'은 세월호 참사 1년을 앞두고 오드리 햅번의 첫째 아들, '오드리 햅번 어린이 재단'의설립자인 션 햅번과 그의 가족들이 한국을 방문해서 제안한 프로젝트이다. 오드리 햅번 가족이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에 나서는 이유는 가족 대 가족으로서 비극적인 사건을 접하고 마음을 같이 나누기 위해서라고 한다.

 

세월호 기억의 숲은 션 헵번이 숲을 통한 변화를 꿈꾸는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에 제안해 시작됐다.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듦으로써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고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던 마음을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세월호 기억의 숲은 팽목항 인근의 진도군 내 조성된다. 조성 기금은 오드리 헵번 가족이 기부한 기금에 크라우드 펀딩을 더해 마련된다. 이번 숲에는 세월호 희생자의 이름과 가족, 생존 아이들이 작성한 메시지가 각인된 세월호 기억의 방도 설립될 예정이라 한다.

 

이런 프로젝트가 외국의 한 사람에 의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가능해졌다는 현실에 생각 좀 해보자. 물론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많은 일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작든 크든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자연스럽게 작동되지 않는 한국사회의 거대한 집단의 문제만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오래동안 축적된 한국 사회가 잃어버린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돌봄의 공동체를 향한 마음, 그 착한 마음은 지하 깊숙이 갇혀 있다. 진도 앞바다 그 깊은 바다의 세월호처럼. 기억의 숲으로 가 하늘과 땅, 그 사이에 '사람'이 있음을 다시 느껴보면 어떨까. 지난 겨울 그 팽목항의 바람이 심상치 않게 다시 불어온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번은 꼭 다녀와야만 했던 곳. 외부의 힘에 의지해서라도 다녀와야만 했던 그곳, 개인적인 숙제를 풀어내기 위해 청춘열차에 올랐다. 나의 자리가 뒤바뀐 시간대에 내가 있었다. 지난 124일 청춘열차에 몸을 담아야 했던 마지막 기행이 될지도 모를 어린 친구들과의 겨울여행은 내 그리움의 그 어느 날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무박의 열차여행은 동행인들과 나눌 그리 많은 말들이 없어도 밤기운과 열차의 시끌벅적함으로 생기가 넘친다. 어린 친구들처럼 내 스물의 첫 열차여행도 이렇게 무박의 밤으로 지나는 시간이었다. 그 때는 홀로 시작하는 세상을 향한 '출발'의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세상을 떠날 준비의 마음이라 해야 할까.

 

팽목항의 바람은 온통 얼룩져 있었다. 세월호 참사 285일째 되는 날, 어린 친구들의 넋으로 출렁였다. 그동안 눈으로 보고 온 마음으로 좇던 느낌들이 온 몸에 날선 기운으로 다가온 힘든 시간이었다. 설움과 흐느낌, 오열하며 쌓여진 분노들이 노란리본을 여전히 펄럭이게 하고 바람으로 소리 내는 풍경들은 아직도 멈추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 팽목항에 놓여진 구조물들은 유령처럼 나를 맞아주었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이어진 열린 하늘, 더는 빛나지 않았다. 팽목항의 해는 다시 떠오르지 못할 것만 같다. 슬픈 넋으로 출렁이는 바람에 불을 당겨 떠나보내는 연등에 마음을 담지만 이런 일들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결국 스스로를 위한 '행위'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내 마음의 평안을 위한 몸짓으로 멈추어버린다면 이 모든 괴로움들은 다시, 다시 되풀이 되고 말텐데. 정지된 시간들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현재로 돌아올 시간은 또 다른 기억의 공간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그 기억의 숲'을 위한 마음이 움직이시면 이곳으로 가면 자세한 이야기를 마음껏 공유할 수 있다.

 

 

참여는 이리로 : 사이트 : http://treepla.net/sewol_forest.html

 

 

201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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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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