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4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세계에서 경제 성장으로 본다면 앞쪽에서 세어 나가기가 빠른 나라이니 못 사는 나라는 아닐 겁니다. 세계의 절반이 굶어 죽어가는 현실에서 한국사회는 절대빈곤 국가는 아니니까요. 오히려 보이는 것으로만 본다면 24시간 반짝이는 불빛으로 넘치는 풍족함이 있습니다. 물론 큰 도시 중심의 이야기입니다만 여전히 미래세대의 자원을 마음껏 긁어대다 흥청거리는 것은 성장의 또 다른 모습이니까요.

 

 국가가 성장만을 향해 달려갈 때 그에 미치지 못하는 다수의 국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늘 기웃거리게 됩니다. 세계는 4차 혁명의 시대를 향해 열려있고 한국은 IT 환경으로 보면 다른 나라 부럽지 않습니다. 공공의 영역에 와이파이는 팍팍 터지고 카페만 가도 공유의 인터넷 환경은 끝내 줍니다. 그러면 또 뭐합니까. 늘 기웃거리게 되는 타인의 넘치는 부가 나의 것이 아님에 돈타령을 하는 거지요. 그래, 돈이 있어야 돼.  보자고요.

 

 

 아주 오랜 옛날, 신과 인간이 함께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모든 게 좋았습니다.

걱정도, 불안도, 눈물도 없었고, 사람들은 모두 모두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햇빛구슬을 하나씩 갖고 있었습니다.

이 햇빛구슬 덕분에 인간은 신의 세상으로 마음껏 드나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호기심도 많고 장난도 너무 심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신들의 왕인 브라마의 화려한 정원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신들의 세상에서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라!”


여러 신들이 타일렀지만 사람들은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신들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타일러도 말을 듣지 않으니 벌을 내려야겠다!”

“그래, 신들의 땅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겠어!”


신들은 마침내 인간들에게서 햇빛구슬을 빼앗기로 결정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잠든 밤. 신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햇빛구슬을 모조리 거둬 갔습니다. 신들은 햇빛구슬을 가득 짊어지고 위대한 신 브라마를 찾아갔습니다.


“브라마 님, 햇빛구슬을 거둬 왔습니다. 이제 인간들은 신의 세상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음, 하지만 언젠가는 햇빛구슬을 되찾을 것이다. 인간들은 영리하니까.” 


브라마가 말했습니다.


“그럼 햇빛구슬을 땅 속 깊은 곳에 숨기면 어떨까요?” 


땅의 신이 말했습니다.


“음, 하지만 인간들은 호기심이 많아서 땅 속을 다 파헤쳐 볼 텐데?”


“그럼 바다에 빠뜨리면 어떨까요? 설마 바다 밑까지 뒤지진 않겠죠?” 


바다의 신이 말했습니다.


“모를 일이야. 언젠가는 바다 밑바닥에 있는 것들을 죄다 낚아 올릴지도 몰라.”

“숨길 만한 곳이 딱 한 군데 있지.” 


브라마가 말했습니다.


“어디죠? 어딥니까?”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기는 거야. 거기라면 절대 찾지 못할걸?”


그러자 신들이 무릎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햇빛구슬이 없어졌다!”


다음 날 아침, 인간 세상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큰일이다, 이제 신들의 세상에 들어갈 수 없게 됐어!”


웅성웅성, 시끌벅적,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아! 햇빛구슬은 어디에 있을까?”


사람들은 햇빛구슬을 찾아 온 세상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땅을 파 보자, 땅을!”


끝도 없는 깊은 땅 속을 개미처럼 파헤치기도 하고, 북극이며 남극이며 꽁꽁 얼어붙은 얼음산도 샅샅이 뒤졌습니다.


“저 하늘 끝까지 가 볼까?”


우주선을 타고 다른 별들을 찾아가 보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인간들은 햇빛구슬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신들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며 혀를 찹니다.

“쯧쯧,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줄도 모르고······.”


<햇빛구슬은 어디에?> 원작. 인도 힌두 교 설화 / 글. 김진락

 

 

 연애는 할 수 있지만 결혼은 현실이다. 그래서 결혼하려면 필요한 조건들이 갖춰져야 한다. 대부분 청춘들이 공감하는 사실입니다. 돈이 없고 직업이 없다면 결혼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책임과 관련된 것이겠지요. 그 책임과 사랑하는 사람을 현실에서 지켜내고 싶은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다만 그 현실이 누구의 기준에 부합하는 조건인지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랑만으로 결혼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조건 지어진 결혼 또한 사회에서 만든 허상일 수 있습니다. 결혼이 도구로 전락한 현실에서 진정한 사랑은 우선 조건이 될 수 없나 봅니다. 햇빛구슬을 가지고 계시지요? 그대 마음 안에 가득한 사랑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대와 나, 둘이면 이 세계는 충분할 수 있습니다. 살아가는데 많은 것이 필요 없는 세상이면 싶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웃으며 행복한 순간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화려하게 치장한 웨딩홀이 아니어도 그대가 좋아하는 프리지어 꽃 한 다발로 서약하는 결혼이 넘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 마음 안에 깃들어 있는 햇빛구슬은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이 세계의 희망이기도 하니까요.




'정오의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04. 잘못된 행동인지 알았어?  (0) 2018.12.04
03.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0) 2018.11.30
01. 그래, 법대로 해!  (0) 2018.11.17
Posted by 보랏빛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