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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27 전주 상산고, 대자보는 여전히 실종 중!!
  2. 2015.09.26 핵노잼
  3. 2015.09.23 사도

             전주 상산고는 왜? 

 

오늘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선택한 학교들의 명단이 보도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는 유일무이하게도 전주 상산고가 철회의 소식을 주지 않은 채 학교 교감선생님의 바람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부터 소설을 써 보려고 한다. 열여덟들이 벌인 숨막히는 서스펜스!!

  

   

▲ 1월 1일 밤, 익명의 학생이 대자보를 붙였다. “안녕들하십니까?”의 형식을 빌려 만든 이 대자보는 1월 1일 밤에 급식실 앞 게시판, 매점 앞, 학교 중앙 현관에 총 3부가 붙었다. A4용지 4개를 붙여 프린트한 대자보 전문 중 일부 내용이다.

 슬퍼2실종 중!!

 

 

   
 

먼저 첫 번째로 붙여진 대자보 옆으로 3일 저녁 9시께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자보를 상산고 2학년 학생이 역시 본관 입구에 게시했지만, 4일 오전 8시께 학교에 의해 철거됐다.  

  

슬퍼2이 역시 실종 중!!

 

 

소설쓰기.

첫 번째 '안녕들하십니까'를 어둠을 이용해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철저히 익명으로 붙여야만 할 한 소년이 보인다. 그 소년은 치밀하게 낮에 A4 네 장의 글을 붙일 적절한 장소를 물색했다. 또한 CCTV의 위치도 꼼꼼하게 위치 파악을 했을 것이다. 주머니에는 스카치테이프를 단단히 챙겼을 것이고, 기숙사를 나오는데 최대한 자연스레 나오기 위해 들고 나올 종이들을 재주껏 위장해야 했다.

자, 이쯤이면 그 당시의 상황에 뛰어들어가 봄직하다. 심장은 팔딱거릴 것이고, 생전 해 보지 않았을 일을(소년에겐 거사가 아니었을가 싶은데) 하는 거다.

만약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적잖이 있을 것이고, 떠오르는 얼굴들도 있었을 거다. 부모님, 주변인들, 영화 속의 한 장면들이 스치고 지나갔을 수도 있겠지. 깊은 밤에 교내를 돌아다니며 다른 친구들의 눈을 피해 움직이며 그 소년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쩌다가 이놈의 나라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에 무슨 레지스탕스처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 우리는 알고는 있다. 그 소년도 알고 있기에 그렇게 하는 자신을 격려하고 지금까지도 학교의 철회 발표를 기다리며 그 다음의 상황을 애써 상상하지 않으려고 할 지도 모른다. 똥고집을 피우는 상산고 측의 선생들이 애들을 아주 초죽음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할까.

학교 측이 대자보를 뗀 황당 이유는 "편지글이어서 교장에게 전달하려고…" 라는 말. 말한 것은 있으니까 일요일 오전 10시에 상산회관에서는 약 30명의 개인들이 참가했고 교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나온 교감선생님 한 분과(그 유명한 역설의 달인) 또 한 분의 교감 선생님과 토론을 벌였다고 전해진다. 기자가 찾아와서 도중에 한 분 교감선생은 나갔다나. 뭐, 별 성과없는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고 양측 모두 제 소리들만 내다가 약속있으신 교감선생님 덕분에 한시간여에 끝이 났다고 하더라. 
 

   

▲상산고 재학생들이 돌린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반대 서명용지'. 모두 280여 명의 학생들이 서명했다. 이 서명에는 역사 교육을 받게 될 신입생들도 참여했다.

  

슬퍼2이 역시 실종되면 안 돼!!

 

 2014.01.04. 제목: 상산고 학생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최대한 퍼트려 주세요

 

짧게 쓰겠습니다.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과반수는 여유있게 넘길 것 같습니다.
채택 교과서를 수정할 수 있는 기간은 1월 6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에선 책임 회피를 하며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이사회가 소집되어 이 문제에 대해 의논해 보겠다고 했는데, 
결국 소집되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라서, 학생회 간부들은
이 일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저와 생각이 같은 친구들 몇 명이 모여서 진행중이고요.
현재 졸업생들과 언론, 시민 단체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
이하 생략

  

위의 글은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상산고 학생의 호소였다. 

   
 

 

상산 홈페이지에는 "상산에 가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사진이 게시되어 있다. 어느 곳이나 학교의 교육 목표는 그럴 듯하다. 멀쩡한 애들 데려다  졸지에 "친일파..."로 싸잡아 몰아 가는 사회이다. 지학사 역사교과서의 보충을 위해 나라를 말아먹는 데 앞장 선 이들을 칭송하는 교학사, 2종을 선택했다는 게 더 괘씸하다. 피할 구멍을 만들어 놓고 실시하지도 않는 토론 교육을 떠벌이는 학교측의 말에서 우리 교육의 환경을 제대로 보는 것같아 실소를 하고 말았다.

 

왜, 학생이 부끄러워해야 하지? 기가막힌 교육현실이다.

 

 

                                 

학교 안에서 밖에서 동문들도 학교측의 잘못된 선택을 지적하고 바로 잡아줄 것을 알리고 있었다.

전북지역 30여 개 시민사회·교육단체로 이뤄진 ‘전북교육혁신네트워크'는 6일 오후 상산고 앞에서 교학사 교과서 철회 촉구 기자 회견과 학교 항의방문 등에 나설 예정이란다. 전북교육청도 최근 상산고 홈페이지 게시판 글 무단삭제와 재학생들의 대자보 철거 건과 관련해 전북학생인권조례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는지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방침이기도 하다고 전해진다.  

 

아래 글은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글이다. 

   

 

상산고, 역설의 달인 교감과 바쁘신 교장선생님,

자, 이제 어떻게 하시렵니까?

상산고 정문 앞에서 일요일 번개모임으로 동문들이 급하게 모여 이틀 전부터 1인 시위 자들과 함께 했다. 아이들은 1인 시위자들의 주머니에 따듯한 음료수를 찔러 넣어주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총총히 학교로 들어가기도 했다. 부디 아이들의 애를 그만 태우고 학교 측의 올바른 결정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평소에는 공부들 좀 하라고 어지간히들 볶아대면서 이런 상황에서 애들이 참, 공부할 수는 있겠나.

역설 좋아하시는 교감선생, 혹시 방학도 실종 중인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스릴 넘치는 방학을 즐기라는 것인가? 아이들이 선택한 자신의 학교에 자긍심을 찾아줄 상산고의 교학사 교과서 철회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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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랏빛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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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노잼

Overdye*~ 2015. 9. 26. 17:53

어차피 돈이 많다면 당신은 괜찮다. 미리 다른 행성이라도 갈 무언가를 마련했을 지도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그것 또한 가능하진 않겠지. 돈이 없다면 지금부터 삶을 정리해 보는 게 현명한 선택일지 모르겠다. 만약에 한국에 원전 사고가 난다면 피난은 거의 불가능하다. 국민의 안전 따위에는 그야말로 "노잼"인 정부를 모시고 있기 때문이지. 돈이 없는 당신은 그 자리에 남은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돈이 있건 없건 비슷한 처지에 놓일 확률이 더 높긴 하겠군.

 

물론 이 모든 것은 나의 상상력에서 나온 말이니 무시해도 상관없다. 그래도 인류의 삶은 상상력을 허락하는 과정에서 진보해 왔고 문명사회는 지속 가능했음을 기억해 내기를 바란다. 핵에 미친 한국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만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 늘 그래 왔던 거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소리를 낸다. 그때는 이미 늦은 건 아닐지 고민해 보자.

 

지난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국내 최고령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587000)200730년 수명이 다했다. 하지만 2017년까지 '1차 수명연장'돼 가동되던 중 지난 6월 고리 원전 1호기의 영구정지를 하게 되었다.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반대하며 즉각 폐쇄를 요구했고 지난한 투쟁 끝에 얻은 결과이다.

 

고리 1호기는 지난 200730년이 애초의 설계수명이 종료됐으나 정부로부터 계속 운전허가를 받아 2017618일까지 수명이 10년 연장되었던 거다. 이 역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례로 추가될 정부의 규제 완화규제개혁이라는 기업의 입장만을 위한 선택이었다. 과연 더 큰 파이를 만든다는데 모두가 나누어 먹는 그 날이 있을까.

 

파이 부스러기도 낙수효과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대다수 사람의 삶이 알 수 없는 미래의 불안과 고통에 허우적거린다. 그 고통도 부족하여 원자력 발전소의 밀집도가 세계 최고의 나라에 사는 5천만 생명이 위험에 빠져 있다. 그 상황은 한국사회가 짊어질 아무도 책임질 필요 없는 시스템의 탓이 되어 버릴 것이라는 추측이 그리 무리한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정부의 무책임과 핵발전소라 생각하지 못하는 수천만의 생명으로 그 대가를 치르겠지.

 

 

2009년 존 힐코트 감독의 영화 <The Road>

 

두 발이 남았구나. 너 한 발, 나 한 발.”

 

총을 아이의 손에 쥐여 주고, 두 발이 남은 총으로 자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걸 입에 넣고, 이렇게 향하게 해.”

 

영화 <The Road>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알아차릴 수 없는 그 순간을 상상하기에 충분한 영화이다. 인류에게 닥친 그 어느 날이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나오지 않지만, 그 원인을 상상하는 일들이 현재 진행 중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으니.

 

2011년 후쿠시마 사고는 최악이 아니었다. 앞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한국의 원전은 지난 4.16 세월호 참사보다 더 혹독한 트라우마를 줄 것이다. 한국은 원전이 밀집되어 있고 피난 계획도 없다. 재난 컨트롤타워가 작동할 수 없는 한국은 이미 겪어보았기에 피난은 개인의 몫이다. 국가는 당신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 다행인가. 바닷속이 아니라 그래도 땅 위에서 숨차도록 달리면 벗어날 수 있을까. 수영연습은 일단 미루시고 달리기 연습을 우선 시작하던지, 체력 단련에 힘써야 한다. 이 영화 속의 길은 현실이 되겠지.

 

원전 지역에서 피폭 가능한 반경 밖에서 거주하고 있는 나는 괜찮을까. 멀리 떨어진 진도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가 전국을 무력감에 빠지게 했다. 지금까지도 그 트라우마는 가실 줄을 모른다. 이제는 원전 참사이다. 안전하다는 원전에 대한 우리가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찾아보면 한 세대도 안 되는 기간에 원전산업은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았고, 고통에 신음하게 했다. 또한, 엄청나게 많은 죽음의 땅으로 만든 사상 최악의 사고들이 있었고 계속될 것이다. 그토록 공부를 강조하는 한국사회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무엇을 학습했을까. 세계의 공포에서도 이명박 정권부터 더 확대해서 진행 중이다.

 

2009년 존 힐코트 감독의 영화 <THE ROAD>

 

 

모든 게 사라졌어. 시계는 새벽 117분에 멈췄다.

 

내 아이에게 이런 삶을 주기 싫어.”

 

그녀는 떠났다.

 

이따금 나는 아이에게 오래전 얘길 했다. 용기와 정의에 관한 이야기를. 그걸 기억하는 게 어려움이다. 내가 아는 모든 건 아이가 나의 가망성이란 거다.

 

들어 봐, 우린 얘길 해야 해. 그 사람들이 뒤에 있어, 좋은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그게 다지. 나쁜 사람들을 경계해야 해. 우린 단지 불씨를 옮기는 거야.”

 

무슨 불씨요?”

 

네 마음속의 불씨.”

 

 

 

일본의 해안 지대는 원전 건설 입지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 경고를 수없이 들었음에도 일본은 쓰나미와 지진이 겹쳐 일어났을 때의 전력 문제에 대비하지 않았다. 실제로 고령화된 원전 사고는 자연재해 앞에서는 답이 없다. 그곳을 피할 수밖에는 그 어떤 안전대책도 무용지물이 된다. 원전산업이 하나의 기업이 하는 일이라면 돈을 댈 주주들이 없었을 것이다. 원전산업 배후에는 막대한 이권의 먹이사슬이 존재한다. 엄청난 국가 보조금으로 허위와 은폐, 비밀과 낭비로 가득 찬 산업이다. 4년 전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또 잊고 있다.

 

강윤재 에너지전환 부대표·가톨릭대학교 연구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제안을 했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중단하고 수명이 다한 원자력 발전소는 차례대로 폐쇄하는 방식으로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는 철저한 수요 관리와 시스템 정비, 전력원의 다양화, 지역적 분산화 등을 제시했다.

 

정부의 고리 원전 1호기 폐쇄로 그칠 일이 아니라는 거다. 현재 한국은 고리 1호기를 포함한 23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11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해 2029년까지 36기로 확대하는 전력수급 계획이 마련됐다. 정부의 원전추진은 그 이유가 분명하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효과와 경제적이며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원전 1기를 폐기하는 과정이 30년이 걸린다는 것은 알리지 않는다. 그 과정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원전을 가동할 때보다 폐기할 때 더 큰 비용과 환경문제, 사람의 목숨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 전적으로 이 위험을 미래 세대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정부가 하는 일에 주목할 이유이며 필요함이다.

 

정부의 레토릭 정책, 나쁜 정부는 레토릭을 반복한다. 그것이 언론 플레이 되면서 반복되는 모욕감에 몸을 떨게 되지 않던가. 그동안 전력 수급의 문제로 블랙아웃이 되었을 때, 전력의 절약은 개인들의 몫이었다. 정부는 전력 수급의 수혜자인 기업들이 당연히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그에 합당한 정책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본질을 왜곡하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 중심에 역시 사람은 없다. 한국 사회의 불씨, 사람 마음속에 있는 불씨, 아이들의 미래다.

 

 

[딩동]

이 글은 팟캐스트 [그알싫] 독재유산답사기 : 핵노잼을 듣고 제목을 가져와 쓴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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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Overdye*~ 2015. 9. 23. 13:24

 

2015년 이준익 감독의 <사도>

 

 

부자 간의 갈등을 바라본 감독의 시선처럼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무척 다양할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간 젊은 친구와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 이야기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 채 숙소로 돌아왔다. 생각이 많았다. 기성세대와 신세대. 살아온 시간이 다르기에 느끼는 사회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차이가 전제겠지만 말이지.

 

분명한 것만 짚고 가자.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았다라고 말하면 된다. 나이 든 사람들이 잘 못 하는 건지 않은 건지 아무튼 사과하는 거 드물더라. 그리고 어찌하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지. 그러나 그것이 없다면 탁상공론일 뿐이고.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말뿐인 사회에서 또 말로 지적하게 되는 거고. 성질 급한 사람이 먼저 블라블라~~~~

 

갈등의 해결은 대화에서 시작된다고 하지만 대화 자체가 어려울 경우가 더 많곤 하지. 말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입 다물고 사는 경우는 적어도 한 두 번은 대화를 시도했다는 의미이겠지. 쉽게 말하면 갈등은 외면하는 게 편하니까. 이럴 땐 개인의 성격이 드러나기도 한다. 끝까지 버티며 자신을 관철하는 모습의 사도 세자와 타협하는 것과 다르긴 다르지. 나를 지키려면 죽어야 하고 살리려면 타협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들기도 하니까.

 

주말에 영화를 보고 다시 시작한 월요일의 SNS에 보이는 갈등중 조선일보의 김광일 논설위원의 칼럼과 그에 응하는 미디어스의 강민하 기자의 글을 읽는다. 조선일보라는 점만으로도 안 읽는 나는 화가 날 이유도 없는데 말이지. 아직도 그 조선일보의 글을 안 읽었다 뭐. 그것에 반박하는 글은 그 칼럼을 읽지 않아도 화가 날만도 하군 정도. 내 머리에서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란 말이 연상되더라.

 

그리고 경향신문 고종석의 칼럼과 그 글에 대한 반응들.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단상. 개인적으로 닮고 싶은 글이지만 너무 감당 안 되는 나는 요 정도에서 허덕거리기에 그의 글에 대해서는 그저 느낌만으로도 충분했다. “남자 여자 또 다른 무엇의 구분 없이 모두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는 건가~” 정도의 글쓴이 마음이 전해지던데. 내가 보게 된 글들이야 갈등의 극히 한 부분이지만 이 두 가지에는 당면한 한국사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놓친 마음의 실종 상태, 나와 당신이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 <사도>에서 세자가 칼을 내려놓아야 했던 순간, 잊고 있었든지 아니면 그리워하든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마주했을 테니. 가족 공동체에서도 개인의 욕망은 가족 간 갈등의 시작이 아니던가. 다만 누가 얼마만큼 자신의 욕망보다 가족의 화합에 더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 아니던가.

 

그의 지위가 무슨 상관일까. 과거 왕의 자리이건 백성의 자리이건 사람이 있는 곳에 갈등은 곧 삶이니까. 갈등 없이 지나는 삶도 그리 좋을 것은 없지 않나 싶은 거지. 갈등을 풀어가려는 나의 움직임에서 뜻밖의 자신을 찾아내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같다.

 

모든 갈등에는 그에 담긴 자신의 마음 상태를 생각해 볼 시간은 필요했던 것 같다. 내 마음이 원하는 것과 갈등의 대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둘러볼 필요가 있다. 국가와 개인 간의 갈등에는 시스템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인데 사회구조와 관료제라는 시스템이 만든 악. 생각이 없어진 광기의 군중처럼 역사는 현재에 다다른 것일까.

 

세대 간의 갈등. 그것을 풀기 위한 노력이 삶이 아닐지. 개인에 머물 수만은 없는 갈등은 시스템이 주체가 되었을 때 이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 역사의 단죄와 성찰이 개인에 머물 수 없는 이유는 사회윤리의 자율성이 사라지기 때문이겠지.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그럴싸한 자기 합리화로 세상의 일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거나 갈등하지 않으려는 것, 회피이거나 외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있어야 당신도 있는 것이니 나를 지키는 일이 우선일 것이고 그 사이의 갈등은 나를 위한 해결이 우선되고는 하지. 하지만 여기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가는 것은 개인이 지향하는 가치관에 따라 다른 해결 방법을 모색할 여지가 생긴다는 점이 아닐까.

 

하늘이 할 수 없는 조율이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나의 마음과 당신의 마음에 약간의 사랑을 담아보자. 혼자서 살아가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 벅차더라. 이 나라가,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사랑하마. 열렬하게. 내가 이 나라에 사랑을 퍼붓기 시작하면 갈등을 풀어나갈 무언가를 위한 개인적인 움직임이 시작되겠지. 당신을 사랑하기로 했다면 당신을 위한 나의 몸짓은 지금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달라지겠지. 

 

이번 한가위 보름달에 소원을 살포시 전하는 마음을 다시 가지면 조금 나아지려나. 차가운 이성 앞에 따뜻한 감성이 먼저라면 나도 꼰대 소리 들으려나. 영화 <사도>에서 정조로 분한 소지섭이 너무 짧게 나온 것이 못내 아쉽긴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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