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134건

  1. 2015.07.12 2016년 최저 임금 6,030원
  2. 2015.07.02 숲을 만드는 사람들
  3. 2015.07.01 인권의 또 다른 이름, 무지개 행동

 

미생 2013년 손태경, 김태희 감독의 <미생 프리퀄>

 

 

하루아침에 뒤집히지 않습니다. 그렇지요, 해마다 이맘때면 최저임금의 협상이 쟁점으로 떠오릅니다. 지난해에도 올 해의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현실에 대한 반영은 찾을 수가 없었지요. 2015년 적용 최저임금 시급 얼마라고 결정되면, 그것이 시장을 규제하는 기준이 됩니다만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5,580’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6,030원으로 결정되었구요. 최저임금 1만 원은 그야말로 높은 장벽입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희생의 대가는 늘 노동자의 몫이었음을 기억해 봅니다.

 

주변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이십 대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대부분이 실제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합니다. 임금에 대한 불만은 차치하고 처지에 대한 고통을 토로합니다. 법으로 보장된 최저임금제가 실제로는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도 정작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체들은 저항하지 못합니다. 애초에 노동력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 그나마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힘겨우니까요. 최저임금이 최고 임금으로 둔갑해 있는 현실에서 최저임금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조정 능력은 기대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노동의 현실은 참혹합니다. 인간의 기본권이 무시되는 것은 다반사이고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것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더 악랄하지요. 아예 무노조를 지향하는 세계적인 기업이 있는 나라입니다. 그 이름도 찬란한 삼성. 한국사회에서 노동의 현장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정치를 하려는 정치인들의 입말들은 허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헛공약이 남발하고 공약을 지키려는 공직자로서 윤리의식은 찾아볼 수도 없는 현실입니다. 최저임금, 말 그대로 최저 기준이 돼야 할 임금이 다수 노동자에게는 곧 실질 임금입니다. 시민사회와 노동계에서 최저임금 현실화를 외치는 이유입니다.

 

''에 대한 인식이라곤 연봉으로 받는 돈의 많고 적음일 뿐이고 일을 통한 성취감이나 자긍심은 개의치 않는다는 거죠. 그런 가운데 어릴 적부터 사회에서 요구하는 개인으로 교육되고 학습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의 발견은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생존에 급급한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사유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노동자 없이 자본가는 존재할 수 있을까요? 노동 탄압에서 인권 탄압으로 이어지는 현실은 한국사회에서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외면하게도 만듭니다. 현실에서는 사회적 약자가 졸지에 서로 적이 되기도 합니다.

 

 

2014년 다큐멘터리 홍리용 감독의 <탐욕의제국>

 

 

세계는 탐욕으로 야만의 시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업의 야만스러움은 한국사회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대기업만을 키워주는 정책과 무역협정은 노동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노동환경과 기업의 무책임, 그것을 방관하는 정부, 이런 세계의 노동 현실에 무관심하게 되는 일이 반복됩니다. 한국사회는 한강의 기적을 위해 값비싼 대가를 치러 왔고 현재진행형입니다.

 

노동자들의 생명으로, 내 삶의 미래를 위한 현재를 희생으로 '내일을 위해서'라는 의미였지만 실상 내일은 없습니다. 오늘 같은 내일이 진행될 뿐이죠. 노동조합을 만들 수도 없는 대기업이 가능한 한국사회는 민주 공화국으로 포장된 탐욕의 제국일 뿐입니다. 그 사실을 잊도록 하는 수많은 방해물이 많지만, 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버리는 개인들의 무의식도 한몫을 합니다.

 

사회적으로 학습된 이념, 반공과 노동조합의 몰이해는 노동을 현실에서 멀리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일한다면 우리는 모두 노동자입니다. 노동의 환경이 다를 뿐인데 직업 분류로 명칭을 달리하는 거죠. 아버지의 직업을 노동자로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노동은 어떤 모습인가요. 내가 하는 일이, 노동이 부끄럽도록 하는 것은 내가 받는 돈의 많고 적음에 달려있으니 말입니다.

 

 

카트 2014년 부지영 감독의 <카트>

 

미래에는 달라질 대안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달이 지나면 들어올 돈이 없다고 무작정 겁을 집어먹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는 없을 거야!" 바티스트 밀롱도의 조건 없이 기본소득을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었습니다. 그 두려움을 정부가 매월 지급하는 약간의 기본소득이 있어서 해소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가요. 일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동은 삶이니까요.

 

사회인으로 살아가면서 일이 없으면 진정한 자유도 없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 삶에서 진정한 일은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일'이라 하더군요. , 철학적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논다'는 의미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사회에서 일은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장시간의 노동시간에서 자부심이 생기지 않는다면 노동하는 시간은 지옥과 같은 것으로 변질하지 않던가요. 노동의 가치는 결과로 쥐어지는 돈이 아니라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입니다.

 

'조건 없이 기본 소득'이 제도로 현실화 하는 데 노력할 수 있는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기까지는 노동자의 현재가 문제로 인식되어야 하고, 스스로 주저앉히는 내일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해야만 합니다. 연대의식은 이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으로도 가능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둔다면 그에 따른 변화는 더디지만, 반드시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같아선 꿈만 꿀 일 같지만, 세계는 달라지려 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도 극단으로 치닫게 될 부조화는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만이 국부(國富)라는 전제로 달려온 산업사회의 기만적 믿음은 노동의 현장에서 증명됐으니까요. 바티스트 밀롱도의 말처럼 현실적인 유토피아를 막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재 기득권자들의 자리를 위협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한국의 사회제도에서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헤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당신은 어떠신가요?

 

[출처] http://murutukus.kr/

 

 

 

 

 

 

 

 

 

'Overdy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탑을 원하시나이까, 왕의자살  (0) 2015.07.22
대통령이 달라졌어요!  (0) 2015.07.14
숲을 만드는 사람들  (0) 2015.07.02
인권의 또 다른 이름, 무지개 행동  (0) 2015.07.01
무지개 행동은 인권 지키기  (0) 2015.06.27
Posted by 보랏빛꿈
|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렇게 선언했던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의식을 갖춘 성숙한 한 인간’을 기억해내려 하는데 도무지 내 기억력이 달려서 기억해 낼 수가 없습니다. 혹시 이런 분이 계시긴 했던가요? 물론 이 인용문조차 인터넷에서 찾았다는 거 아시겠지만, 공인으로서 말장난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여기에서야 뭐, 별거 아니겠죠.

 

국민 여러분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첫 번째로 선택한 개인적인 일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저는 오늘, 아버지의 왕국에서 누렸던 삶을 청산하며 한 인간으로 독립했음을 선언하려 합니다. 지나온 시간 동안 일어났던 내 아버지의 과오로 인해 희생당한 이들에게 고인을 대신하여 머리 숙여 사죄드리고 용서를 구합니다. 저는 18년 간 대통령 자리에 있었던 대통령의 딸이 아니라, 자의식을 갖춘 성숙한 한 인간으로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성실하게 해 나갈 것입니다.”

 

기억한다는 것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요.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을 중심으로 기억하게 되니까요. 개인의 선택으로 마음껏 누릴 자유의지입니다. 개인이 모여 있는 공동체는 어떤가요? 작은 공동체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사라질 수 있을까요? 그때의 상황과 진행 과정, 결과, 그것으로 끼친 영향력 등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없었던 일로 될까요? 게임처럼 한 판 끝나고 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걸까요.

 

 

 

기억숲2

 

 

 

 

 

이틀 전 이 사건은 기억하실까요? 세월호 시행령 개정 촉구를 위한 ‘40만 서명’을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시민들이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하려 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찰 10명에게 제지당해 가로막혀 전달할 수 없었습니다. 종로경찰서에서는 이 말만 반복했다고 합니다.

 

 

미신고 불법집회 중입니다. 아울러 여러분의 불법행위를 전부 채증하겠습니다. 채증자를 바탕으로 사법처리 하겠습니다. 아울러서 대기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몸싸움을 시도하거나, 멱살을 잡거나, 밀칠 시에는 폭조법 위반으로 현행법 체포하겠습니다.”

 

 

내 나름대로 기억의 장을 열어 보니 아주 멍청한 일도 생각이 나는군요.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잠시 어린애처럼 상상했더랬죠.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던 ‘크리스마스 캐럴’의 스크루지 영감을 데려간 유령들이 부디 그녀를 잠시 여행시켜 주진 않을까? 혹시 개과천선(改過遷善)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 상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늘 동화의 세계였죠. 크리스마스, 어린 시절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억하기도 하잖아요. 이래서 잠시 웃기도 합니다.

 

 

기억의 숲2

 

 

 

팽목항에서 4.16km 떨어진 곳으로 팽목항을 오고 가는 방문객들이 쉬어가는 길목에 첫 번째 나무를 심었고 이후 이 숲에는 천 년을 넘게 살 수 있는 울창한 은행나무 숲이 조성됩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오드리 헵번 가족이 한국을 방문해서 제안한 프로젝트입니다.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에 나서는 이유는 가족 대 가족으로서 비극적인 사건을 접하고 마음을 같이 나누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The family of late Hollywood actress Audrey Hepburn unveiled plans for a memorial forest in South Korea to remember the 304 victims of last year’s Sewol ferry disaster. Sean Hepburn Ferrer, the eldest son of the Hollywood icon and chair of the Audrey Hepburn Society, has initiated the project.

 

“A year has passed and instead of sending flowers to the families, we wish to create something beautiful. We want to create a platform that will bring some feelings of hope and comfort,” Sean Hepburn Ferrer said. “We will create a place from which everyone can work toward the future where a tragedy like this will not repeat itself,” he told reporters in Seoul.

 

Ferrer, along with his wife and eldest daughter, will plant the first trees on Friday that will eventually form the “Sewol Memorial Forest.”

 

 

할리우드 여배우인 故 오드리 헵번의 가족이 지난해 일어난 세월호 참사의 304명 피해자를 기억하는 의미에서 한국에 기억의 숲을 만드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드리 헵번의 장남이자 ‘오드리 헵번 재단’의 이사장인 션 햅번 페러가 이 프로젝트를 발족한 사람이다.

 

션 헵번 패러는 “참사로부터 1년이 흘렀는데, 우리는 유가족들에게 헌화하는 대신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희망과 편안함을 가져다줄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었다.”며 “우리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미래를 위해 모든 사람이 노력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고 서울의 기자들에게 전했다.

 

그의 아내, 첫째 딸과 함께 페러는 “세월호 기억의 숲”을 형성할 나무들을 돌아오는 금요일부터 심기 시작할 예정이다.

[기사 번역 / 비더슈탄트]

 

 

기억숲1

지난 4월에 오드리 헵번 가족과 함께 심은 30그루의 은행나무가 모두 건강히 자라고 있다.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하고 의미 있는 ‘세월호 기억의 숲’은 지난 5월 15일까지 참여자 2,972 명, 참여금액은 212,296,010원으로 숲 조성기금을 달성해서 현재 진행 중입니다. 1억 원 이상의 조성기금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기에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커다란 숲이 조성되며, 세월호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과 생존 학생들의 메시지가 각인된 아름다운 숲 기념물이 만들어집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들어가는 말입니다. 아마 이 말이 건네는 의미가 너무 달콤해서는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어 위키백과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프랑스어로 “귀족성은 의무를 가진다”를 의미하더군요.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죠. 현대에서는 사회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말인 거죠.

 

 

하지만 나는 반드시 이 말이 사회지도층에만 해당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 평범하게 보통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자발적인 나눔은 흔하니까요. 다만 굳이 사회지도층을 겨냥하는 것은 반어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주 드문 한국사회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지 않나 싶고요.

 

 

 

기억숲오드리

 

 

 

이런 프로젝트가 외국의 한 사람에 의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가능해졌다는 현실이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물론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많은 일이 곳곳에서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죠. 작든 크든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자연스럽게 작동되지 않는 한국사회의 거대한 집단의 문제만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축적된 한국 사회가 잃어버린 ‘삶의 가치’의 문제는 아닐지요.

 

돌봄의 공동체를 향한 마음, 그 선함과 진실이 진도 앞바다 그 깊은 바다의 세월호처럼 깊숙이 갇혀 있습니다. 오늘은 당신과 함께 그 기억의 숲으로 가 하늘과 땅, 그 사이에 ‘사람’이 있음을 다시 느껴볼 수 있으면 싶습니다.

 

 

 

'Overdy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통령이 달라졌어요!  (0) 2015.07.14
2016년 최저 임금 6,030원  (0) 2015.07.12
인권의 또 다른 이름, 무지개 행동  (0) 2015.07.01
무지개 행동은 인권 지키기  (0) 2015.06.27
무지개 행동  (2) 2015.06.27
Posted by 보랏빛꿈
|

 

2014년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

 

이 영화에서 용주의 엄마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비혼모로 당당합니다. 아들과 동등한 인격체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하지만 기웅은 엄마와는 단절된 채 직장에서 해고되고 복직을 위해 싸우다 감옥에 갔다 와 숨어 사는 아빠를 찾아다닙니다. 기웅의 모습과 다를 수 있었던 용주의 내면에 쌓인 힘은 가정환경에서 가능했던 것은 아닐지요. 영화에서는 학교에서 공부를 못한다면 성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거나 강제 전학을 시킵니다. 그러나 공부를 잘한다면 상관없는 일이 되기도 하죠. 학교는 학생이 아니라 ‘서울대’가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용주의 성 정체성의 다름을 무시해 버리죠. 아주 쉽게.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성적 1등급의 우등생 용주와 학교 내 폭력서클의 우두머리가 된 일진 기웅이 선택한 방법은 다를 수 있었지만, 그들이 바라는 것은 그저 “친구’였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절친했던 두 친구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서로 엇갈린 학창시절을 보내게 되지요. 함께 중학교에 다닌 기택이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자, 기택을 감싸고 여전히 가까이 지내는 용주와 달리 기웅은 이들을 지켜보기만 하죠.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바꾸기 위해 선택한 기택의 제보로 용주는 학교에서 졸지에 추락하여 조롱거리가 됩니다.

 

“그런 거 다 상관없어. 서울대만 가!”

 

2014년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 학교 벽에 자신을 남기고 떠난 용주.

 

학교폭력이 왜 발생하게 되는지, 아이들은 왜 서로를 깔아뭉개며 싸워야 하는 지 이 영화를 보는 동안에 문제를 의식하게 됩니다. 친구가 성적보다 중요하냐며 다그치는 학교 선생님까지 세상의 비틀어진 잣대와 어른들의 왜곡된 시선을 십 대들은 자신들의 생활에서 몸으로 은밀하게 제보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들의 몸짓을 사회는 알아차릴 수가 없는 거죠. 준비가 안 된 사회, 개인의 삶이 자유의지로 발휘되기 어려운 한국사회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현실일까요. 부디 많은 어른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가 19금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의 문제가 바로 어른이 만들어낸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어두운 현상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굳이 들춰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겠죠. 기성세대의 은폐하고 싶은 욕구를 대변하는 것이라 여겨지더군요. 그들의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고 교묘하게 금기시하는 나라, 그래서 더욱 어둡기만 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소수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회를 향해 말을 겁니다. 그들의 말에, 행동에 귀 기울이고 어울릴 수 있는 이 사회의 성찰과 격려, 응원까지 너무도 간절합니다. 그런 가운데 한국사회의 문제점들을 그들 스스로 행동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성적 지향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성 소수자들에게 차별받지 않을 권리란 먼 나라 얘기일 뿐이죠. ‘헌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인지, 헌법 따위는 필요 없다고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법치국가는 누구를 위한 국가인지 나도 ‘국가’의 필요성에 의문이 생깁니다.

 

 

 

지난 5월, 성 소수자 인권을 위한 비영리 단체가 법인 설립 신청 과정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고 법무부는 “한쪽에 치우쳐진 인권을 다루는 법인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정식 절차조차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재단 허가 여부를 6개월 미루다 국내 최초 성 소수자 인권재단인 ‘비온뒤무지개재단’의 법인 설립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한쪽에 치우친 결정을 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묻고 싶습니다.

 

청소년기의 자아 정체성, 흔하게 들어왔던 말입니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성 정체성에 대해선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없었습니다. 12년의 기초 교육과정을 지나오면서 ‘성 정체성’에 대해 얼마나 들어본 적이 있던가를 생각해 보시지요. 바꿔 말하면 개개인을 위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교육은 절대 아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인간을 여러 이름으로 나누는 일에 그다지 집중하지 못한 탓도 있어서 ‘LGBT’가 무엇을 지칭하는지도, 정확한 뜻도 모르면서 그럭저럭 살아온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뒤통수를 치는 느낌, 마치 번갯불에 잠시 감전된 듯한 느낌을 만났을 때가 있다면 조금은 알 수 있으시려나요. 굳이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순간이 내 관심을 더 끌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요.

 

3년 전 여름이었습니다. 초저녁 무렵 ‘PO PO’라는 이름의 그곳에는 고양이가 무섭게 의자에 버티고 앉아 있었죠. 아주 우연히 ‘성 정체성’에 관한 궁금증을 찾아가면서 나의 평소 습관이 나를 얼마나 안일하게 만들어 왔는가도 깨달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좀 더 활동적이고 폭넓게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만 있었다면 인생 후반기에 와서야 이 궁금증을 갖고 이리도 기웃기웃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A Denver bakery has found itself at the center of an LGBT rights controversy. A customer, identified as Bill Jack, told reporters this week that he believes Azucar Bakery “discriminated” against him “based on my creed,” which is Christian. Jack walked into Azucar Bakery last March and asked for two cakes, both in the shape of Bibles. That wasn’t a problem for Marjorie Silva, the bakery’s owner. It was what Jack wanted her to write on the cake: Anti-gay phrases including “God hates gays” and an image of two men holding hands, covered in a big, red “X.”

 

“It’s unfair that he’s accusing me of discriminating when I think he was the one that is discriminating,” Silva told NBC affiliate KUSA. She said she refused to inscribe the cakes with the requested messages. “All I did was stand up for what was right. Think of what a better place the world would be if we could stop all discrimination and hate! I will continue to stand up for what is right and I hope our experience is an inspiration to others who are also faced with injustice. Because, GOD LOVES EVERYONE!”

 

덴버의 한 베이커리는 LGBT 권리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빌 잭이라는 손님은 스스로가 아주카 베이커리에서 기독교라는 자신의 종교 때문에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잭은 지난 3월 아주카 베이커리에서 성경 모양의 케이크 두 개를 주문했다. 여기까지는 주인 마조리 실바에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잭은 이 케이크에 “신은 동성애자를 증오한다”라는 반 동성애 문구를 넣어달라고 요구했고, 두 남성이 손을 잡고 있는 그림 위에 크게 붉은 ‘X’자를 그려 달라고 했다.

 

실바는 KUSA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의 차별적 행위를 거부했다고 해서, 나에게 오히려 차별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당해요.”라고 말했다. 결국 실바는 잭이 요구한 메시지를 케이크에 새기는 것을 거절했다. “저는 그저 옳은 것을 위해 저항한 것 뿐이에요. 모든 차별과 증오가 사라진다면 세상은 얼마나 나은 곳이 될 지 상상해 보라구요! 저는 옳은 것을 위해서라면 계속해서 저항할 것이고, 저의 경험이 부당함을 마주한 다른 사람에게 자극이 되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신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니까요!” [뉴욕 타임스의 기사 번역/비더슈탄트]

 

“GOD LOVES EVERYONE!” 빵집 주인이 그의 주문을 거부한 이유입니다. 손님은 그것을 차별당했다고 한것이죠. 과연, 케이크 주문을 거부한 것이 차별인가요? 한국사회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차별’의 의미로 다가선다면 이해할 수 없지 않나요? 상식적으로 신(GOD)은 선(Good)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걸 거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요. 그러면서 한국 사회의 기독교단체의 동성애 혐오 발언이나 행태들은 신앙심을 이용해 또 다른 혐오를 낳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더군요. 이제 미국은 2015년 6월 26일로 세계사의 한순간을 역사에 남기게 되었습니다. 미국 연방 법원이 게이나 레즈비언 간의 동성결혼에 대해 합헌 판정을 내렸고, 미 전역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출처] The White House Blog

 

한국의 성 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 행동은 6월 28일 제16회 퀴어문화축제 퀴어 퍼레이드를 시청광장에서 시작합니다. 이 축제는 전국 성 소수자, 인권,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하는 행동이죠. 2004년부터 시작된 ‘국제 성 소수자혐오 반대의 날’은 세계 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 분류(ICD)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날(1990년 5월 17일)을 기념하는 뜻에서 매년 5월 17일로 정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 130여 개국 주요 도시에서 아이다호를 기념한 다양한 캠페인과 액션을 펼치고 있는 거죠.

 

이제라도 당신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내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내가 왜 당신과 다른 성 정체성을 가지면 안 되는지를 말입니다. 무지개 행동은 오로지 ‘나’로서 살아가고 싶은 인간 본연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인류에게 남은 최후의 믿음은 사랑의 힘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사랑하며 함께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미국의 연방법원의 ‘사랑의 힘으로 이루어 낸 아름다운 결정문’에 가슴이 설레는 이유입니다.

 

동성 결혼 합법화 : 미 연방대법원 판결 [번역/요제프]

6월 26일 아침, 미 연방 대법원은 동성 결혼을 합법화 했습니다. 연방대법관 앤서니 케네디가 읽은 판결문 마지막 부분을 번역해 봅니다. (지나친 의역과 오역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No union is more profound than marriage, for it embodies the highest ideals of love, fidelity, devotion, sacrifice, and family. In forming a marital union, two people become something greater than once they were. As some of the petitioners in these cases demonstrates, marriage embodies a love that may endure even past death. It would misunderstand these men and women to say they disrespect the idea of marriage. Their plea is that they do respect it, respect it so deeply that they seek to finds its fulfillment for themselves. Their hope is not to be condemned to live in loneliness, excluded from one of civilization’s oldest institutions. They ask for equal dignity in the eyes of the law. The constitution grants them that right. The judgement of the Court of Appeals for the Sixth Circuit is reversed. It is so ordered.

 

결혼보다 심오한 결합은 없다. 그것은 가장 높은 이상의 사랑, 충실함, 헌신, 희생, 가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결혼 관계를 맺기 위해, 두 사람은 그들이 원래 그래 왔던 것 이상의 존재가 된다. 몇몇 진정인(연방 대법원에 상고한 동성애자들)이 밝히듯, 결혼은 죽음을 뛰어넘어서까지도 이어지는 사랑을 상징한다. 이들 남성과 여성이 결혼이라는 것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들은 이를 존중한다고 호소한다. 깊이 존중한 나머지 그들 역시 그들의 관계를 결혼을 통해 완성하고 싶다고 한다. 그들의 희망은 우리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인 결혼에서 격리되어, 외로움 속에 살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법 앞에서 동등한 존엄성을 확인받길 원한다. 헌법은 그들에게 그럴 권리를 허용하고 있다. 고로 Sixth Circuit(동성 결혼을 불법화 시킨 재판소 구역) 연방 고등법원의 판정을 번복한다. 이와 같이 명한다.

 

 

 

 

'Overdye*~'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최저 임금 6,030원  (0) 2015.07.12
숲을 만드는 사람들  (0) 2015.07.02
무지개 행동은 인권 지키기  (0) 2015.06.27
무지개 행동  (2) 2015.06.27
파운딩포레스터  (0) 2015.06.26
Posted by 보랏빛꿈
|